대기업 잡는 중소기업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품질과 기술’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좋은 품질과 기술만으로는 시장을 선도하기 매우 어려운 시대에 직면했습니다. 기업은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품력, 기술력을 넘어 “차별화된 총체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죠.

의미와 상징을 통해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는, 바야흐로 ‘브랜드’ 전성시대의 막이 올랐습니다.

💡중소기업은 왜 브랜드에 소홀할까

많은 중소기업 CEO들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를 키워야 한다는 사실에 동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실행으로는 옮기지 못하는 실정인데요. 삼성경제연구원의 한 조사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 CEO의 85.2%가 ‘기업 이미지가 경쟁력’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나 실제 체계적인 관리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중소기업의 71%가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중앙회의 ‘브랜드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문인력 부족'(33.7%)이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혔습니다. 뒤이어 ‘브랜드 육성에 대한 경험 부족'(32%)‘자금부족'(30.2%), ‘상표 관련 법적 분쟁'(2.4%) 등의 이유로 브랜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종합하자면 (대기업에 비해) ‘부족한 자원’ 정도로 요약됩니다.

자원이 부족하다고 모든 중소기업이 브랜드 육성을 기피하는 건 아닙니다. 생각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으며,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자원의 절대 규모에 제약이 있는 중소기업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안착시킬 수 있을까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성공한 중소기업 브랜드의 73개 사례를 조사해 중소기업 맞춤 브랜드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브랜드 경영을 고려하고 있다면 성공 사례와 전략을 통해 여러분의 기업에는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브랜드 강화 전략

중소기업 브랜드 전략은 ‘가치 제안’과 ‘신뢰 획득’이라는 큰 축을 통해 전략이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이해가 어렵다면 ‘가치’와 ‘신뢰’ 이 2가지 키워드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아래 자세한 설명과 사례로 이해해보세요.

(1) 가치 제안 전략

가치 제안 전략은 ‘①기능적 가치 또는 ②정서적 가치’를 제공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①기능적 가치란 제품의 주요 기능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진화된 제품이라고 인식하도록 하는 전략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따지면 혁신적인 터치 기술을 선보인다거나, 자동주행 기능이 추가된 자동차를 선보이는 등의 전략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②정서적 가치는 브랜드를 인지했을 때 소비자의 마음에 연상되는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혜택을 제품에 투영해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전략이죠. 소비자가 새로운 정서적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인식을 변화시키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2) 신뢰 획득 전략

중소기업의 마케팅 가용 자원으로는 브랜드에 충분한 투자를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브랜드 투자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요. 이를 위해 ‘신뢰 획득 전략’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먼저 인지시키고 이후 신뢰를 얻는  ‘③선(先)인지 후(後) 신뢰’ 전략과, 신뢰를 얻은 다음 인지도를 높이는 ‘④선(先) 신뢰 후(後)인지’ 전략 2가지로 구분됩니다.

선(先)인지 후(後)신뢰, 쉽게 말해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먼저 인지시키고 이후 신뢰를 얻는 과정을 거칩니다. 대중적으로 이목을 끌 수 있는 이슈를 제기하여 인지도를 높이고, 사용 구매층을 넓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전략입니다.

선(先)신뢰 후(後)인지, 신뢰를 얻은 후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입니다. 딜러, 오피니언 리더 등과 같이 다수의 고객과 접촉하는 접점(중개자, 대리점,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이들을 통해 대중 인지도를 올리는 방법입니다.


“①기능적 가치/②정서적 가치”와 “③선(先)인지 후(後) 신뢰/④선(先) 신뢰 후(後)인지”의 혼합에 따라 크게 4가지 전략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전략을 쭉 살펴보시고, 목표 고객과 시장의 특성에 따라 4가지 유형 중 하나의 전략을 선택하여 여러분의 브랜드에 대입해보시길 바랍니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 ‘귀뚜라미 보일러’ 사례
Type A [기능적 가치 + 선(先)인지 후(後)신뢰]

Type A는 브랜드의 특정 기능을 강화하여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고,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입니다. 만약 브랜드의 핵심 기능이 소비자에게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거나, 경쟁 브랜드가 미처 새로운 기술적 차별화를 모색하지 않았다면 선택해야 할 브랜드 전략인데요.

<귀뚜라미 보일러만의 “거꾸로” 기술력을 강조한 광고 포스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귀뚜라미 보일러’입니다. 가스비가 절감되는 특정한 기술을 표현하기 위해 ‘거꾸로 타는 보일러’라는 네이밍을 설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켰습니다. 이는 경쟁사 제품에 없는 유일무이한 차별화 포인트였고, 그 결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죠.

또 다른 사례로 ‘쿠쿠 홈시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전기밥솥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쿠쿠’는 대기업이 차지했던 전기압력밥솥 시장을 탈환하고 국내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를 차지한 중소기업 브랜드인데요.

쿠쿠 홈시스는 전기압력밥솥이 소비자의 예민한 밥맛을 맞춰야 하는 정교한 제품임을 잘 알고 있었기에 오직 ‘밥을 맛있게’ 만드는 기능 확보에 주력했습니다. 그리고 ‘웃돈을 없애고 가치를 높였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가격 대비 효용성을 강조하였으며 지속적으로 ‘밥맛’을 강조하면서 제품의 경쟁 포지셔닝에서 기능을 지속 강조했죠. 경쟁사 대비 가격이 높아진 이후에는 사후 서비스와 세련된 이미지 전달에 주력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습니다.

✔️Key points 수십 년의 노하우를 지닌 휴대폰 제조사들이 설립한 지 몇 년 안된 샤오미, 화웨이에게 추월당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런 사례들만 보더라도 기술력의 우위를 통해 오랫동안 시장을 선점하시는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기능적 가치를 강조한다면, 경쟁 브랜드보다 한 보 앞선 과감한 투자를 통해 대표 브랜드를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자극적인 광고 카피, 슬로건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몸에 좋은 약주, ‘백세주’ 사례
Type B [정서적 가치 + 선(先)인지 후(後)신뢰]

Type B는 소비자에게 감성적인 차별성을 느끼게 하는 전략입니다. 소비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타파하여 인식의 변화를 주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경쟁 기업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는 제품이라면 정서적인 가치를 드러내주는 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바나나는 하얗다’라는 바나나 우유 브랜드를 기억하시나요? 기존 빙그레 바나나우유가 가지던 ‘노란색’ 바나나 우유 때문에 대부분의 소비자는 바나나 우유를 ‘노랗다’라고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나나는 하얗다’는 소비자의 선입견을 타파하는 메시지로 도전장을 던졌죠. 안타깝게도 우유 시장을 선점한 성공 사례는 아니지만 (삼성경제연구소의 사례 또한 아닙니다) 소비자의 인식 속에 자리 잡은 ‘노란색 바나나 우유’에 대한 선입견을 뒤집는 정서적 가치의 좋은 케이스라고 보입니다.

<국순당은 백세주를 통해 “몸에 좋은 전통주”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또 하나의 사례는 국순당의 ‘백세주’입니다. 술은 당연히 몸에 안 좋다는 인식이 있죠. 하지만 국순당은 오히려 술이 몸에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백세주는 지속적으로 ‘몸에 좋은 술’을 강조하며 약주 시장을 개척했는데요. 백세주 포스터에는 백세주를 마셔 늙지 않는 청년이 노인이 된 아들을 회초리로 때리는 포스터로 건강주 이미지를 확산시켰으며, 심지어 ‘아내가 권하는 술’이라는 광고 카피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 Key point
눈에 보이는 기능적 차별화가 없는 제품은 후발주자의 모방이 쉽기 때문에 보다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시장의 변화에 대한 통찰력, 직관력이 중요하며 소비자에게 꾸준히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을 전달해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이슈를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치과의사가 추천하는 ‘오스템임플란트’ 사례
Type C [기능적 가치 + 선(先) 신뢰 후(後)인지

Type C는 제품의 차별화된 기능을 전문가, 영향력자를 통해 전달하여 대중의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입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잘만 쿨러’라는 쿨러(=냉각장치) 브랜드를 알고 계실겁니다. 잘만 쿨러는 일반 소비자가 아닌, 스스로 컴퓨터를 조립하는 매니아 사이에서 성능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쿨러=잘만’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정착시켰습니다. 국내 소비자의 사용 후기가 외국의 컴퓨터 관련 사이트에까지 올라가면서 해외 바이어들까지 잘만 쿨러를 찾기 시작했죠. 몇몇 PC 제조업체는 자사 제품에 잘만 쿨러가 내장되어 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기까지 했습니다.

<2013년 서울에서 열린 오스템 미팅 현장>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기능적 가치에 전문가의 신뢰를 얻어 성공한 사례인데요. 치과의사 출신의 CEO는 중소기업의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임플란트 시술 교육을 실시하여 교육을 받은 치과의사들이 손에 익숙한 오스템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락인 전략(Lock-in)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임플란트를 시술할 수 있는 치과의사를 늘려 시장을 키우는 목표 하에 오스템 미팅, 온라인 시술 교육 등을 열어 임플란트 전문가를 양성하기도 했죠.

환자보다는 치과의사가 제품을 선택하게 되는 임플란트 제품 특성상 이런 전략은 효과가 매우 좋았으며, 치아 전문가가 추천하는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임플란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Key point 제품에 대한 관심도는 높으나 브랜드별 성능, 품질에 대한 지식 습득이 어려운 경우 용이한 전략입니다. 특히 해당 제품 수명주기가 길어 한 번의 구매 결정이 오랜 기간 영향을 주는 제품에게 유효합니다. 제품 수명주기가 긴 ‘가전, IT제품’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사 제품의 신뢰를 보증할만한 ‘빅마우스(얼리어답터, 전문 인플루언서)’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구 판매를 넘어 공간을 파는 ‘까사미아’ 사례
Type D [정서적 가치 + 선(先)인지 후(後)신뢰]

Type D는 가격 경쟁이 치열한 저가 시장에서 사용되는 전략입니다. 저가 시장에 위치한 브랜드는 고가 시장과 다르게 브랜드의 정서적 가치를 내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중에서 정서적 가치를 내세운다면 시장에서 차별점을 드러낼 수 있으며, 대리점 또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통해 브랜드 노출을 늘려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사례로는 ‘까사미아’가 있습니다. 까사미아는 ‘가구 판매를 넘어 공간을 판매’한다는 점을 강조하여 고급 가구 브랜드로 포지셔닝했습니다. 대규모 세일이나 TV광고 등 직접적인 마케팅 대신 철저한 고객관리와 간접 채널을 통해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했죠. 외환위기 이후 시내 요지에 매물로 나온 은행 지점 자리를 저가에 장기 임대하여 2000년대 초반 8곳, 후반 9곳에 300평대 이상의 대형 직매장을 오픈하여 35만 명에 달하는 충성고객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 Key point
다수의 대리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확보하면 소비자와의 접점이 증대되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기대하는 품질, 서비스의 적정선이 있기 때문에 매장마다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구성원 일부의 문제가 전체로 비화되어 브랜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맹점 관리도 중요한 포인트로 따라옵니다.

마케팅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면 이제는 브랜드에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성공적인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현재 주어진 마케팅 자원으로 단순히 실행 가능한 접근(광고, 노출 전략 등)만 찾기보다는 브랜드 전략의 방향을 세우고 마케팅 자원이 확보됨에 따라 전략적으로 실행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브랜드는 소비자 마음 속에 있습니다. 브랜드의 관점에서 보면 ‘달걀로 바위치기’에 비유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싸움도, 브랜드 vs 브랜드의 구도로 전환되어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취약한 우리 브랜드의 문제를 기업 규모 탓으로만 돌리기 보다 브랜드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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