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게 일반적인 로고 디자인 과정 (8단계)

브랜코스의 로고 디자인이 리뉴얼되었습니다. 기존 로고보다 모던하고 유니크한 느낌으로 바뀌어서, 저는 아주 마음에 들고 뿌듯합니다. 제가 디자인 작업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모두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아직 리브랜딩 작업이 한창 진행 중 입니다. 오늘은 로고 디자인 프로세스만 소개하고 리브랜딩을 마치는대로 브랜드 리뉴얼의 전과정도 정리해드릴게요.

(들어가기 전에) “BI는 뭐고 CI는 또 뭐야?”

CI는 Corporate Identity의 약자입니다. 직역하면 ‘기업의 정체성’. 기업의 고유한 신념과 가치를 바탕으로 내·외부적으로 이미지를 통합하는 일련의 과정을 일컫는 말입니다. CI가 탄탄하게 확립되면서 기업은 차별화라는 기업의 가장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됩니다. 단순히 보이는 디자인만 바꾸는 작업이 아니죠. 특히 최근, 경영 환경이 점점 다원화되고 복잡해지면서 CI보다 BI의 중요성은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BI는 Brand Identity의 약자로, ‘브랜드 정체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BI는 기업의 주요 경영전략 수단으로, 상품의 이미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립하여 소비자를 상대로 브랜드가 더 매력적일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기업의 선호도를 높이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쉬운 예를 들어볼까요? CI는 애플이나 삼성 같은 기업에 적용하는 개념이고, BI는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의 갤럭시와 같은 상품(또는 서비스)들에 적용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게 CI/BI는 의미하는 바가 굉장히 넓고 깊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CI/BI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로고 마크를 떠올리는 이유는 뭘까요? 기업이나 브랜드가 소비자와 접촉하는 가장 첫 번째는 ‘보이는’ 그 무언가입니다. 우리에게 작용하는 시각적인 힘은 생각보다 아주 강력하거든요. 사실 브랜딩 과정을 통해서 확립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산물들은 모두 CI/BI 디자인에 포함이 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로고 디자인입니다.

로고 디자인이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큽니다. 아주 작고 간단해 보일지 몰라도 그 안에는 브랜드의 지향점과 가치들을 함축적이고 명확하게 담고 있기 때문에, 마치 사람의 얼굴과도 같이 소비자를 상대로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로고 디자인은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하게 될까요? 로고 디자인은 얼핏 봤을 때 작고 간단해 보이는 이미지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사실 생각보다 굉장히 세밀하고 정교한 작업들이 이루어낸 결과물입니다. 로고 디자인의 프로세스는 경우에 따라서, 또는 작업자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클라이언트와 브리핑

2. 리서치

3. 컨셉 도출

4. 아이디어 스케치

5. 시안과 시안서

6. 수정과 발전

7. 최종 확정

8. ?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게 8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전부 아주 중요한 단계들이라서 하나라도 생략하거나 잘못 수행하게 되면, 전체적인 방향이 틀어지기 때문에 첫 단계부터 탄탄하게 진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쉬운 이해를 위해, 실제 브랜코스의 로고 디자인 리뉴얼 과정을 샘플로 탄생 과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1. 클라이언트 브리핑

일단 제작하려는 로고 디자인의 방향에 대해서 서로 생각을 맞춰봐야 합니다. 그래서 의뢰자와 작업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충분히, 그리고 오류가 없이 깊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작업자가 얻어야 하는 정보들은 보통 고객사(또는 사람)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가치, 그리고 디자인적 취향 등이 있습니다.

많은 질문과 답을 통해 고객사가 원하는 바를 추출해 내는 것도 작업자가 반드시 가져야 할 능력 중 하나입니다. 간혹 대답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충분한 예시들을 보여주며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브랜코스 리뉴얼 프로젝트에서는 누구보다 대표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많은 대화들이 이루어졌고, 저는 대표님이 가지고 계시는 운영 철학이나 가치관을 심도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표님은 브랜코스에 대해서 외부적으로는 물론이고 내부적으로도 ‘사람과 사람 사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중심 가치’와 ‘친구 같은 편안한 파트너’의 이미지를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목적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아하! 디자인의 방향성이 어렴풋이 잡혔습니다.

2. 충분한 리서치

1번 과정에서 얻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리서치가 시작됩니다. 브랜코스가 하고 있는 브랜드 마케팅 시장을 조사하거나 같은 업종의 경쟁사를 조사하는 것이 이 단계에 포함됩니다만, 조사하는 항목에는 시장 조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로고 디자인은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그 추세를 알아보는 것은 물론이고, 앞서 브리핑에서 어느 정도 잡아놓은 방향과 접목하여 어떤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진행할지 그 레퍼런스를 모아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전체적인 트렌드를 파악하게 되면, 브랜코스가 강력한 경쟁력을 위해 가져야 할 디자인적 차별점을 도출하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3. 컨셉 도출

대충 윤곽이 잡힌 브랜드의 방향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컨셉을 도출하고 정리하는 단계로 접어듭니다. 여기서 설정한 컨셉을 작업자와 고객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이미지 보드(Image Board)입니다. 작업할 방향에 맞는 적절한 이미지를 나열하여 전체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드 보드(Mood Board)라고도 합니다.

<브랜코스 이미지 보드 No.1>
<브랜코스 이미지 보드 No.2>

저는 브랜코스에 대해서 이렇게 4가지 컨셉을 설정했습니다.

✔️ 우리는 브랜드가 가진 소중한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 우리는 고객과의 깊은 교감과 소통을 통해 좋은 파트너쉽을 이룹니다.

✔️ 우리는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안내합니다.

✔️ 우리는 브랜드가 걸어가는 길을 함께 동행하며 지속적으로 케어합니다.

어떤가요? 브랜코스가 가지고 있는 중심가치인 Value(가치), Process(과정), Relationship(관계)이 모두 녹아져 있답니다. 추가적으로 각 컨셉에 맞는 이미지를 찾아, 브랜코스의 이미지 보드를 간단하게 작성했습니다. 확실히 이미지로 나열하니,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어떤 느낌으로 진행할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작업자도 진행하는 중간마다 확인하며 디자인의 방향을 잃을 위험이 적어지니 좋네요!

4. 아이디어 스케치

이제 정립된 컨셉을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해 볼까요?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지 않은 아이디어들을 마구마구 꺼내보는 작업입니다. 아이디어 스케치는 정확하지 않아도, 그리고 예쁘지 않아도 됩니다. 최대한 러프하게, 최대한 많은 양을 그리는 게 좋습니다. 필요 없는 아이디어는 없답니다! 중요한 건 어떤 아이디어들을 조합하고 발전시킬 건지 선택하는 일이라는 거죠.

<브랜코스 로고 디자인_아이디어 스케치>

저는 많은 스케치 중에서 바로 이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그래픽으로 구현했을 때, 예쁘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스케치가 어떤 것을 표현한 건지 궁금하시다면, 다음 항목을 주목해 주세요. 이렇게 연필로 대충 끄적거린 낙서가,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5. 시안과 시안서

드디어 본격적인 디자인 작업에 들어가 볼게요. 선택한 아이디어들을 그래픽 작업으로 구현하는 과정입니다. 아이디어 스케치를 깔끔하고 정돈된 로고 디자인의 형태를 갖추도록 다듬어 보겠습니다. 이것이 시안(초안)이 되겠네요. 사실 디자인만 보여줘도 지장은 없겠지만, 클라이언트와의 브리핑에서는 깔끔하고 읽기 좋은 레이아웃의 제안서에 얹혀서 보여줘야 설득하는 것에 있어 더 효과적이겠죠? 시안서를 작성할 때는 시안과 더불어 작업 방향과 컨셉도 상세하게 작성하여, 디자인의 이해를 돕도록 합니다.

<브랜코스 로고 디자인_시안>

브랜코스의 로고 디자인 시안서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체 자체에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워드마크 형식의 로고 디자인입니다. 알파벳 O를 변형하여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브랜코스의 슬로건인 ‘브랜드로 가는 길’과 중심 가치인 ‘SYMBIOSIS(공생)’의 의미가 함축적으로 들어있습니다.

저는 같은 컨셉과 디자인 안에서 컬러 변화를 기준으로 A안과 B안을 준비했습니다. 하나의 디자인만 보여줘도 괜찮지만 이렇게 컬러와 같은 간단한 변화를 주어 작은 후보안을 하나 정도 더 제시해 주는 것은, 클라이언트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디자인 자체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메리트로 어필할 수 있겠네요.

<브랜코스 로고 디자인_시뮬레이션 이미지>

브리핑을 할 때 시안과 함께 제공하면 좋은 것이 바로 시뮬레이션 이미지입니다. 흔히 목업(Mock Up)이라고 불리는데, 이 단어는 사전적으로 ‘~의 실물 크기의 모형을 만들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로고 디자인이 다양한 곳에 사용됐을 경우를 가정하고, 어떤 모습인지 미리 구현해 보는 작업입니다.

되도록이면 로고 디자인의 성격에 따라서 적절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테면 기업의 로고 디자인의 경우에는 명함이나 서류 같은 서식류에 적용된 모습을, 카페의 로고 디자인이면 머그컵이나 간판에 적용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해가 쉽겠죠?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는 평면적인 벡터 그래픽 디자인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익숙하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내 디자인을 설득하는 것에 굉장히 큰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이런 목업 템플릿은 유료로 구입하여 사용하면 더 독특하고 퀄리티가 좋은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겠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목업 템플릿도 굉장히 많답니다. 무료 목업 템플릿을 다운로드할 때는 라이선스를 꼭 확인해 보고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수정과 발전

마치 운명의 상대를 만난 것처럼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이 한 번에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안 단계에서 완료되는, 그런 아주 운이 좋은(?)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이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선택된 시안을 더 괜찮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보는 중요한 작업이죠. 약간의 변형이나 서체, 컬러 등을 바꿔보며 여러 가지 스타일을 비교하면서, 이왕이면 아쉬운 부분이 없을 때까지 다양하게 진행해 봅니다.

<브랜코스 로고 디자인_수정>

브랜코스 리뉴얼 프로젝트에서는 대표님의 디자인에 대한 취향이 확고했고, 또 무척이나 세심하고 까다로우셨답니다. 보통 비즈니스에 애착과 관심이 많은 분들일수록 세심함의 정도가 어마어마해집니다. 로고 디자인의 초안은 이런 식으로 수정 작업을 여러 번 거치게 되었습니다. 서체의 굵기나 변형 등 정말 다양한 수정안이 나왔네요! 서로 비교해 보면서 최종 디자인이 나올 수 있도록 다듬어 봅니다.

7. 최종 확정

<브랜코스 로고 디자인_최종>

짜잔, 브랜코스 로고 디자인의 최종 결과물이 완성되었습니다!

아이디어 스케치에서 초안과 여러 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서 탄생한 새로운 로고 디자인이랍니다. 초안과 비교해 보면 꽤 달라진 모습입니다. 안정적인 느낌의 산세리프 서체는 가독성과 밸런스를 고려하여 굵기와 자간을 적당하게 조절하고,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였던 두 개의 작은 원을 제거하여 절제된 세련미를 살렸습니다. 포인트 컬러도 많은 변화를 겪은 끝에 밝고 부드러운 느낌의 오렌지 컬러를 최종적으로 선택했습니다. 브랜코스의 젊은 감각과 친구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담은 컬러랍니다.

<브랜코스 로고 디자인_간단한 메뉴얼>

로고 디자인이 완성되면 클라이언트에게 원본 파일로 전달합니다. 원본 파일은 사용 시에 크기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벡터 파일을 기본으로 하며, 보기 좋게 정리하여 전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원본 파일에는 간단하게 로고의 타입과 전용색상 규정들과 주의사항들을 담습니다. 컬러의 경우는 색상 값을 정확하게 기재하여, 상품을 제작하거나 인쇄 시에 정확한 색상의 구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해요.

8. 축배 _ 수고한 나에게 치얼스!

하나의 디자인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몰두하다 보면, 디자인을 보는 시야가 자연스레 좁아지게 됩니다. 추후의 새로운 디자인 작업을 위해서는,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즉시 벗어나서 머릿속을 깨끗하게 비우고 정리해야 한답니다. 마치 컴퓨터를 재부팅하는 것처럼요.

아무튼 저는 다음 프로젝트의 퀄리티 유지(?)를 위해, 잠시 리프레시 기간을 가져야겠어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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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코스_심벌(오렌지)_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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