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게 배우는 그래픽 디자인

2017년 12월 22일, 아주 흥미로운 전시 하나가 개최되었습니다. 바로 <영국에서 온 Made In 조선 : 북한 그래픽디자인展>입니다. 이 전시는 영국인 니콜라스 보너(Nicholas Bonner)가 다년간 수집한 북한의 다양한 물품들을 통해 그들만의 독특한 디자인 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로 포스터와 우표, 상품의 포장지와 여러 문구제품 등을 구경할 수 있죠. 이미 작년 봄에 영국의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공공 갤러리인 ‘하우스 오브 일러스트레이션(House of Illustration)’에서 최초로 선보인 이후, 세계 순회전의 첫 번째 나라로 한국이 선정되었답니다.

니콜라스 보너(Nicholas Bonner)

<니콜라스 보너(Nicholas Bonner)>

이미지 출처: 네이버 모두 <영국에서 온 Made In 조선 : 북한 그래픽디자인展> 전시 소개

니콜라스 보너는 꽤 유명한 북한 전문가입니다. 베이징에 북한 여행사인 ‘고려관광’을 창립한 대표이자,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등과 같은 북한 소재 영화까지 기획하고 제작하는 영화감독이죠.

그는 영국 출신으로, 조경학을 전공했습니다. 학업을 이유로 베이징에 갔던 그는, 우연한 기회로 북한을 관광하게 됐는데요. 북한의 고유하면서도 유니크한 예술에 매료되어, 그 후로도 계속 북한을 방문하며 북한의 디자인에 대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외국인의 신분으로 북한의 디자인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탕과 같은 소소한 물품의 포장지를 수집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모은 컬렉션이 약 1만여 점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에 공개하는 것은 약 200여 점이라고 해요!

북한의 그래픽 디자인

전세계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북한의 그래픽 디자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일단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고유하고 독특한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과감한 원색의 사용이나 고전스러운 일러스트들이 독보적입니다. 특히 우리의 시선으로 볼 때는 조금 더 특별하죠. 정치 사상을 선동하는 그 내용들은 한없이 낯설지만, 디자인의 표현 방식은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도 이와 비슷한 디자인을 접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경우 1950~60년대까지만 해도 인쇄 기술이 뛰어나지 못해 북한처럼 손으로 그린 삽화가 사용되는 비중이 꽤 높은 데다가, 그 내용들도 사회를 계몽하는 주제가 많았어요. 1970년대 지역사회 개발운동으로 이루어진 ‘새마을운동’의 이미지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후 산업 기술의 발달은 예술계의 새로운 시도들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자연스레 디자인의 초점도 상품의 본질과 관광산업에 맞춰지게 되면서, 모던한 감각의 디자인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니콜라스 보너가 공개한 북한의 포스터 디자인>

이미지 출처: 네이버 모두 <영국에서 온 Made In 조선 : 북한 그래픽디자인展> 전시 소개

북한 디자인의 가장 크게 돋보이는 점은 손으로 직접 그린 사실적인 그림과 다소 촌스러워 보이는 크고 굵직한 서체들이 아닐까 싶어요. 내용들도 아주 직설적입니다. 폐쇄적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기술력도 나름의 발전이 꾸준하게 있었습니다만, 이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만큼은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특이한 점입니다.

<니콜라스 보너가 공개한 북한의 수화물표 디자인>

이미지 출처: 네이버 모두 <영국에서 온 Made In 조선 : 북한 그래픽디자인展> 전시 소개

보통의 상품 디자인이 소비자의 패턴에 따른 트렌드에 반응하여 보기 좋고 감각적으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북한의 디자인은 국가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으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정치 선전 포스터를 보면, 북한의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직접적이면서 짙게 묻어나는 것이 특징이죠.

특히 북한의 최고 통치 이념인 ‘주체사상’이 이런 스타일의 디자인이 탄생하게 된 이유 중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과 지도자의 이념 외의 다른 것을 표현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는 통제 사회 속에서, 추상적이면서 간결한 디자인은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험도가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디자인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정확하게 전달하되, 그 외의 것들은 최대한 제외해야 했죠. 리얼리즘 그림들과 사진 사용의 빈도가 높고, 심미성보다도 우선적으로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굵고 힘이 있는 서체가 사용된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니콜라스 보너가 공개한 북한의 극장표 디자인>

이미지 출처: 네이버 모두 <영국에서 온 Made In 조선 : 북한 그래픽디자인展> 전시 소개

<니콜라스 보너가 공개한 북한의 우표 디자인>

이미지 출처: 네이버 모두 <영국에서 온 Made In 조선 : 북한 그래픽디자인展> 전시 소개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들의 문화에는 분명 같은 민족의 뿌리에서 오는 어떠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남과 북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교류에서, 이러한 디자인은 중요하고 우선적인 요소일 수 있습니다. 서로가 정치와 이념적 부분을 배제하고, 순수한 디자인 분야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발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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