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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에게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

이 글의 순서

브랜드와 인문학. 언뜻 보기에 두 단어는 이렇다 할 개연성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최근 브랜드 분야에 ‘진정성’과 ‘소통’이라는 말이 자주 입에 오르내립니다. 이런 걸 보면, 둘 사이가 영 동떨어진 얘기는 아닌 듯 합니다. 진정성 있는 소통의 기저에는 바로 ‘인문학’이 자리하고 있으니까요.

소통의 대상인 고객 입장을 봐도 결론은 같습니다. 고객들은 더 이상 화려한 광고와 그럴듯한 문구에 현혹되지 않습니다. 고객들은 이미 브랜드의 본질,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필요를 넘어 욕구와 취향의 시대로 넘어온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요약하자면 이제 브랜드에게 있어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즉 ‘인문학적 접근’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직면한 현재와 한계

오늘날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식별하는 수단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런 영향력 확대와 더불어 자연스레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의문도 커지는 흐름입니다.(ex. 동참해야 하나? 그럴 만한 가치가 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브랜드와 경영자들이 아직 물질만능주의와 소비중심주의에 머물러 있습니다.(이윤, 소비 중심의 경영 철학) 영국의 작가 닐 부어맨은 그의 저서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에서 “브랜드가 가진 가장 위험하고 중독성 있는 요소는 ‘물질만능주의’ 그 자체”라며, ‘브랜드들이 인간의 본질적 가치가 아니라 표면적인 욕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본질적 가치’란 자아와 성찰, 가치와 철학에 기반한 관계 형성을 의미합니다. 브랜드는 관계 형성, 유지, 강화라는 ‘건강한 교류’가 현실화되었을 때 궁극적인 목적(이윤이든 뭐든)에 다가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실제 우리 주변의 많은 브랜드들이 이 과정을 무시한 채 오로지 이윤만을 외치며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는 중입니다.

이런 현상이 심화되자 브랜드의 존재 가치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늘어나는 형국입니다. 사람들은 브랜드에게 묻습니다. ‘이 브랜드는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내가 당신들의(기업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이런 물음은 기업과 고객 사이의 진심어린 교류에 장애가 생기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기업들은 더 화려한 마케팅 캠페인과 더욱 큰 대규모 광고 등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만, 정작 고객의 마음은 망부석처럼 움직일리가 없습니다.

위와 같은 물음에 ‘우린 아니야!’라며 명쾌하게 선택의 이유와 당위성을 제시할 수 있는 브랜드가 얼마나 될까요? 개인적인 경험으로 추론하자면, 현실적으로 이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개인 브랜드까지 모든 브랜드를 아우른다면 1% 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사회 저변에 염증이 생긴 건 분명합니다. 삶의 최우선 가치를 돈보다 행복, 만족에 두는 MZ세대만 봐도 쉽게 이해됩니다. 사람과 사회가 변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적지 않게 새어 나옵니다.

사람(= 고객)은 누구나 누군가를 위한 수단이 되길 원하지 않습니다. 의식있는 누군가와 공감하고 교감하며 구매와 동참이라는 행동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표출하길 원합니다. 이 물결은 판매와 가입, 매출과 이윤이라는 ‘물질만능주의’로 무장한 우리네 브랜드들에게 현재와 미래를 제고해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슬며시 고개든, 브랜드 인문학

브랜드가 직면한 이러한 한계와 위기 속에서 인문학은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합니다. 인문학의 본질은 ‘인간에 대한 이해’입니다. 철학, 문학, 역사 등을 통해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 인문학의 핵심입니다. 이런 인문학적 접근은 브랜드에게 다각도로 여러 이점과 혜택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① 우선 인문학은 브랜드에게 존재와 관계에 대한 근본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브랜드는 단순히 ‘무엇’을 판매하는가를 넘어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브랜드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와 우리의 존재를 되묻고 답해야 합니다. 고객들은 이제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사회적 역할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는 이와 같은 성찰을 통해 단순한 상업적 실체를 넘어 사회와 교류하는 문화적 존재로 거듭나게 됩니다.

② 또 인문학은 공감과 공명을 통한 고객과의 진정한 소통을 가능하게 합니다. 인문학은 인간의 감정, 경험, 가치관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고객의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삶과 진정으로 공명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공명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공생하는 삶’, ‘더불어 사는 삶’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관계를 단순한 거래가 아닌 상호 이해와 성장의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③ 마지막으로 인문학은 브랜드의 윤리적,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도 제고합니다. 인문학은 우리에게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게 합니다. 이는 브랜드로 하여금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와 환경에 대한 책임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실제로 많은 성공적인 브랜드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핵심 미션으로 삼고 있습니다. 해당 브랜드들은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들의 신뢰와 존경을 얻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에게 인문학은 고객에게 더 깊고 의미 있는 존재 방식을 제시하게 합니다. 단순히 상품을 팔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넓게는 거시적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브랜드를 이끕니다. 그래서 인문학적 접근은 브랜드가 현재 직면한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되고 있습니다.

‘브랜드 인문학’ 국내외 사례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성공을 거둔 브랜드들의 사례는 이론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의 적용&성공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아래 사례를 통해 인문학이 어떻게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과의 유대를 깊게 만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스타벅스는 ‘안식처를 제공하는 제3의 공간’이라는 비전을 내세웁니다.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삶에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독특한 서비스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주문 시 비퍼를 사용하지 않고 직원이 고객의 이름을 직접 불러 커피를 전달합니다. 단순한 서비스 방식의 차이가 아닌, 고객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철학의 실천인 셈이죠. 스타벅스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단순한 커피 전문점이 아닌, 세계인들의 일상에 깊이 스며든 문화적 아이콘으로 이름을 떨치는 중입니다.

더바디샵은 “우리는 생각하는 게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라고 말합니다. 스스로가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 소비와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 더바디샵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원료 사용 등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실천합니다. 이로써 소비가 단순히 개인의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파타고니아는 “우리는 지구를 보호하기 사업합니다”라는 미션을 외칩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익의 일부를 환경 보호 활동에 기부하는 등 적극적으로 환경 보호에 앞장섭니다. 심지어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를 통해 과소비를 경계하고 지속가능한 소비를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파격적인 접근은 파타고니아를 단순한 아웃도어 브랜드가 아닌, 환경 보호의 상징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했죠.

인문학적 가치를 브랜드의 핵심에 두고 이를 실천할 때 브랜드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 미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대형 브랜드의 사례라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외형적 크기가 아닌 내면적 가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개인의 삶과 사회, 그리고 환경에 대한 깊은 고민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일관되게 ‘실천’해왔습니다.

파타고니아 ‘one percent for the planet’ 웹사이트

우리도 적용할 수 있을까?

브랜드 인문학, 즉 브랜드에 인문학을 접목하는 건 단순히 인문학적 지식을 배우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제고를 요구합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는 ‘비판적 사고’를 넘어선 ‘지적 교양’의 함양입니다. ‘인문학에는 정답(正答)’이 없다. 해답(解答)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에는 브랜드에게 절대적인 진리 주장이 아닌, 끊임없는 의심과 질문, 배움과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심장한 조언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위대한 사상과 예술 작품에 대한 존중과 학습이 필요합니다. 인문학의 핵심은 인류의 위대한 지적 유산을 이해하고 현재의 삶에 적용해 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하는데 방점을 둡니다. 브랜드 역시 이러한 지적 유산으로 부터 영감을 얻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브랜드 구성원들의 인문학적 소양 개발도 중요합니다. 구성원 개개인이 인문학 강좌를 보는 걸 넘어,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인문학적 사고를 적용될 수 있도록 기업 차원에서의 노력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이 제품이 고객의 삶에 어떤 의미를 더할 수 있는가?’, ‘우리의 비전과 미션 달성에 이바지하는가?’와 같은 근원적 질문이 어색하지 않도록 일종의 체계를 만드는 것.

마지막으로 고객을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존재 자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고객을 단순히 마케팅 대상이 아닌,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이해해야 합니다. 나아가 이런 생각이 브랜드의 작은 말씨부터 대외적인 프로모션까지 모든 활동 저변에 스며 들어 고객에게 전해지도록 하는 노력 역시 중요하겠습니다.

인문학적 브랜드의 내일

한계에 직면한 브랜드 비즈니스. 공감한다면 이제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브랜드의 새로운 미래를 그릴 시간입니다. 조심스레 예견하건데, 인문학이 충분히 곁들여진 브랜드는 크게 3가지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무엇보다 ‘사람다움’이 더욱 강조될 인공지능 시대 흐름에 편승하기 수월해 집니다.(a.k.a. 자본주의 시즌2)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 세계적인 분위기가 ‘자본주의 이후’를 고민하고 있다”고 입모아 말합니다. 더 이상 자본의 논리만으로는 브랜드의 존재 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합니다. 인문학으로 다져진 브랜드는 오늘과 내일,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이윤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제안할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사는 가치 실현으로 브랜드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브랜드가 단순히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와 공생하는 방식을 찾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세상과 공명하는, 세상에 반드시 존재해야 할, 사라져서는 안될 존재로 진화하게 됩니다.

Making brands more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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