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확보 비용 40% 절감 💰
전환율 3배 상승 📈
수년 전, 경영지원 컨설팅사 A사와 함께했던 1년여 간의 B2B 마케팅 프로젝트의 성과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만으로는 그 과정에서 우리가 겪었던 실패와 발견, 그리고 깨달음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브랜코스의 마케팅 기조가 2010년대 후반에 진행되었던 이 프로젝트 이후에 잡혔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A사는 전형적인 B2B 마케팅, 영업 구조로 움직이는 기업이었습니다. 자금부터 경영진단, 자문, 세무/회계, 노무 등 전문 분야와의 협업 등 경영 전반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DB 구매와 텔레마케팅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었죠. 시장이 포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 효율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죠.

우리의 첫 시도.. ‘완벽한 실패’
사실 브랜코스의 첫 접근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A사가 가진 전문성을 살려 ‘자금 확보 전략’, ‘정책자금 활용 가이드’ 같은 나름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었죠. 논리적으로는 완벽했습니다. 경영자들이 당연히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였으니까요.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빚어 냈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정성껏 만든 콘텐츠들의 조회수는 100을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노출이 미비하니 당연히 문의로 이어지는 경우도 거의 없었고요. 반면, A사 직원이 가볍게 작성한 ‘경리직원 퇴사할 때 인수인계 체크리스트’는 일주일 만에 조회수 5,000을 돌파했습니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우리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선물했습니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긴 것들과 실제 경영자들이 검색하는 것, 또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 사이에는 간극이 제법 컸다는 것. 세무 절세보다 당장 내일 출근하지 않을 경리직원의 인수인계가 더 절박한 문제였던 거죠.

경영자라는 ‘사람’을 다시 보다.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A사가 보유한 실제 상담 데이터를 분석했죠. 1년간 축적된 전화 상담 내용, 이메일 문의, 계약 상담 기록을 거의 모두 들여다봤습니다.
흥미로운 패턴이 보였습니다. 실제 경영자들의 관심, 질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는데요. 하나는 당장 급한 실무적 문제들이었고,
1. 직원이 갑자기 그만둔다고 했을 때, 세무조사 통지를 받았을 때, 자금 계획이 어긋났을 때.
다른 하나는 막연한 불안감에서 오는 질문들이었습니다.
2. 우리 회사 재무 상태가 정상인지,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하는지, 이렇게 해도 되는 건지.
여기서 우리가 주목한 건 두 번째 유형이었습니다. 검색으로 찾기 어려운,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도 애매한, 하지만 늘 마음 한편에 자리한 불안감. A사의 진짜 가치는 이런 막연한 불안을 해소해주는 데 있었습니다.
콘텐츠 전략의 재구성
새로운 방향이 정해지자 콘텐츠 전략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전문적인 가이드보다는 경영자의 일상적인 고민을 다루기 시작했죠.
‘처음 직원을 채용할 때 놓치기 쉬운 5가지’ 같은 콘텐츠는 법적 요건보다 실제 경험담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A사 고객사 중 한 곳이 첫 직원 채용 후 겪었던 시행착오, 예상치 못했던 비용, 소소하지만 중요한 팁들을 담았죠.
‘우리 회사 재무제표가 정상인가요?’라는 제목의 시리즈물은 업종별, 규모별로 평균적인 재무 지표를 제시하며 비교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위치를 알고 싶어 하는 경영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짚은 것이었죠.
특히 효과적이었던 건 ‘실패 사례’ 시리즈 콘텐츠였습니다. 세무 신고를 놓쳐서 가산세를 낸 사례, 퇴직금 계산을 잘못해서 노동부 진정을 당한 사례 등. 성공 사례보다 실패를 피하고 싶은 경영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B2B 마케팅의 전략적 묘수
📌 Point
- 블로그 : 검색 유입을 위한 롱폼 콘텐츠 (SEO + 실질적 도움)
- 네이버 포스트/브런치 : 공감형 콘텐츠로 브랜드 호감도 상승
- 홈페이지 → 뉴스레터 : 구독 전환율 10% → 25% 상승
- 뉴스레터 성과 : 오픈율 45%, 신규 고객의 35%가 장기 구독자
콘텐츠만 바꾼 게 아니었습니다. 배포 전략도 섬세하게 조정했죠.
블로그는 검색 유입을 위한 롱폼 콘텐츠 중심으로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SEO만 고려한 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 내용이어야 했고, 읽는 사람이 A사의 전문성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어야 했습니다.
네이버 포스트와 브런치는 조금 더 가벼운 톤으로 접근했습니다. 경영자의 하루, 스타트업 대표의 고민 일기 같은 공감형 콘텐츠를 주로 다뤘죠. 직접적인 전환보다는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의외의 효과를 본 건 홈페이지 내 ‘인사이트’ 칼럼을 통한 뉴스레터 구독 전환이었습니다. 검색으로 유입된 경영자들이 칼럼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매주 금요일, 경영자를 위한 5분 인사이트’라는 뉴스레터 구독 안내를 보게 됩니다. 처음엔 10% 미만이던 구독 전환율이 칼럼 하단에 ‘다음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라는 질문과 함께 구독 유도를 넣자 25%까지 올라갔죠.
뉴스레터의 힘은 강력했습니다. 한 번 검색으로 들어왔다가 떠날 수 있는 방문자가 매주 우리의 메시지를 받아보는 구독자가 된 겁니다. 오픈율도 45%를 넘었고, 특히 ‘이번 주 가장 많이 읽힌 경영 고민’ 같은 코너는 늘 높은 클릭률을 기록했습니다.
6개월 후 조사해보니 신규 고객의 35%가 뉴스레터를 3개월 이상 구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자연스러운 전환으로 이어진 것이죠.
6개월 후, 변화의 조짐
꾸준히 콘텐츠를 발행한 지 6개월이 지나자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문의의 질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대행(?) 비용이 얼마예요?”가 첫 질문이었다면, 이제는 “OOO이 우리 회사에도 해당(적용)되나요?”처럼 구체적인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이해하고 신뢰한 상태에서 연락하기 때문에 전환율이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자연스러운 바이럴이 일어났습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 소상공인 카페 등에서 A사 콘텐츠가 공유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실무적인 체크리스트나 템플릿을 제공한 콘텐츠들이 활발히 공유됐죠.
셋째, 검색 순위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SEO 기법을 쓴 게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찾고 읽고 체류하는 콘텐츠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창업 초기 세무’, ‘스타트업 급여 관리’ 같은 롱테일 키워드에서 상위 노출이 늘어났습니다.

B2B 마케팅, 광고와의 시너지
안정적인 오가닉 트래픽이 확보되자, 적극적으로 광고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홈페이지나 랜딩페이지를 만들어 프로모션같이 집행하는 광고와는 접근부터 결과까지 완전히 달랐죠.
콘텐츠를 읽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리타겟팅 광고는 놀라운 효율을 보였습니다. 이미 A사의 전문성을 경험한 사람들이었기에, 광고 메시지도 더 구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블로그에서 봤던) OOOO, 우리가 직접 도와드립니다” 같은 식으로요.
검색 광고도 달라졌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세무대리’ 같은 빅 키워드 대신, 콘텐츠를 통해 발견한 실제 검색어 – ‘직원 첫 채용 주의사항’, ‘스타트업 세무조사 대응’ 같은 롱테일 키워드에 집중했습니다. 경쟁은 피하면서도 전환율은 높일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1년 후, 숫자 너머의 성과
📌 주요 성과
- 정량적 변화 : DB 비용 40% 절감 (10만원→6만원), 인바운드 전환율 3배 상승
- 고객 이해 : 콘텐츠 데이터 분석으로 경영자의 진짜 니즈 파악 → 서비스 개선
- 조직 문화 : 수동적 영업에서 능동적 가치 전달로 직원 마인드 전환
- 성장 구조 : 콘텐츠 자산의 복리 효과 + 장기적 고객 관계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1년. DB 구매 비용은 건당 10만 원에서 6만 원으로 줄었고, 홈페이지를 통한 인바운드 문의, 상담 요청 건은 한 달 두자리에서 세자리 수를 넘보게 됐습니다. 전환율은 3배가 올랐고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었습니다.
A사에 ‘고객을 이해하는 문화’가 자리 잡혔습니다. 매달 축적되는 콘텐츠 데이터를 통해 경영자들이 진짜로 고민하는 게 무엇인지 더 잘 알게 되었죠. 최초 마케팅 활동, 그러니까 콘텐츠 기획에 영업 일선 임직원이 도움을 준 것처럼, 이제는 거꾸로 마케팅의 경험치가 영업 일선의 임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어 서비스 개선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많이 문의되는 내용은 별도 서비스로 패키징하거나, 기존 서비스에 추가했습니다.
직원들의 마인드도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전화를 받으면 기계적으로 안내하고 견적을 보내는 수동적인 스타일이었다면, 이제는 경영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만들고 전달하는 능동적인 스타일로 전향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재미’가 붙은 건데요. 이렇게 콘텐츠 제작에 실무자들이 참여하면 자신들의 전문성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A사가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매달 쌓이는 콘텐츠는 복리로 작동하는 자산이 되었고, 한 번 유입된 독자는 잠재 고객으로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단발성 광고나 DB 구매와는 차원이 다른 성장 기반이었죠.

콘텐츠 마케팅이 남긴 교훈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배운 건 단순합니다. 마케팅의 본질은 사람을 이해, 연결하는 것이고, 그들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리와의 만남 점 A사가 품고 있는 문제는 그리 특별하지 않습니다. 많은 B2B 기업들이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죠. 전통적인 영업 방식의 한계, 온라인으로의 전환 압박, 궁극적으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
콘텐츠 마케팅은 이런 기업들에게 한줄기 희망과 같은 방법론입니다. 화려한 기술이나 큰 예산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고객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정보를 꾸준히 전달하는 것. 이 단순한 원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물론 쉽진 않습니다. 처음에는 실패를 경험할 지도, 바로 전환이라는 효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하지만 한 번 궤도에 오르면, 그 효과는 거의 영원히, 무한히 지속적이고 반복됩니다. 그걸 수없이 경험해 왔기에, 더 많은 B2B 기업들이 콘텐츠 마케팅의 진짜 효용을 피부로 실감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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