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모드가 눈에 편하다는 말, 정말일까? 

📌 INDEX

다크모드를 사용하는 사람은 낮에도 계속 다크모드를 쓰더라고요. 저는 그게 늘 신기했어요. 환한 낮에 어두운 화면이 답답하진 않은가?

저는 낮에도 밤에도 라이트 모드를 쓰거든요. 대신 어두운 방에서는 화면 밝기를 끝까지 낮추고요.

그러다 궁금해졌어요. 사람들은 언제부터, 왜 어두운 화면을 쓰기 시작했을까요?

생각해 보면 다크모드도 처음부터 당연했던 건 아닐텐데, 어떻게 등장했고, 사람들은 왜 이 화면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을까요?

사실 어두운 화면이 먼저였어요

다크모드는 새로 생긴 게 아니에요.

초기 컴퓨터 화면은 검은 바탕에 초록색이나 주황색 글자가 떠 있는 모습이었어요.

그러다 제록스 알토, 애플 매킨토시 같은 그래픽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흰 종이 위에 검은 글씨를 쓰는 방식이 기본이 됐어요. 문서를 다루는 화면이니까, 종이처럼 보이게 만든 거죠.

그 흰 화면이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깜깜한 방 안에서, 얼굴 바로 앞에서 켜게 됐거든요.

그때쯤, 화면 쪽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어요.

OLED, 검정이 ‘꺼짐’이 되는 순간

스마트폰 화면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어요. LCD와 OLED예요.

LCD (Liquid Crystal Display)

화면 뒤에 큰 조명, 그러니까 백라이트가 항상 켜져 있어요. 그 위에서 색을 가리거나 보여주는 방식이라, 검은색을 띄워도 뒤의 조명은 켜져 있어요.

OLED (Organic Light-Emitting Diode)

OLED는 달라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거든요. 그래서 검은색을 표현할 때는 픽셀을 그냥 꺼버려요. 진짜 검정이 나오고, 전력도 덜 써요.

OLED를 쓰는 스마트폰이 점점 늘면서, 어두운 화면은 배터리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 됐어요. 2019년 iOS 13과 안드로이드 10이 다크모드를 기본 기능으로 넣은 것도 이때쯤이에요.

그런데 배터리에 좋다는 것과, 눈에 편하다는 건 같은 이야기일까요?

눈의 피로, 절반만 맞는 이야기

사실 앞선 글에서 저는 이렇게 말했어요. “배터리에 유리하고 눈도 편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요.”라고요.

🔗참고: 유행하는 디자인, 어디서 시작된 걸까?

배터리는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눈 부분은 절반만 맞아요.

어두운 방에서 밝은 화면을 보면 눈이 부셔요. 다크모드는 화면에서 나오는 빛의 양을 줄여서, 주변 밝기와의 차이를 좁혀줘요. 이럴 때는 확실히 편해요.

하지만 환한 낮에는 반대예요.

밝은 배경에 어두운 글씨가 더 잘 읽힌다는 연구가 많거든요. 어두운 화면에서는 동공이 커지면서 글자 가장자리가 번져 보일 수 있고, 난시가 있는 사람은 더 그럴 수 있어요.

그러니까 다크모드는 눈에 좋은 모드가 아니라, 어두운 곳에서 편한 모드예요.

그렇다면 어두운 화면에서는 글자를 어떻게 만들어야 잘 읽힐까요?

명암 대비와 접근성

명암 대비

글자가 잘 읽히려면 배경과 글자의 밝기 차이가 충분해야 해요. 흰 배경에 연한 회색 글씨를 쓰면 잘 안 보이는 것처럼요.

이 차이를 숫자로 나타낸 게 ‘명암 대비’예요.

웹 접근성 기준(WCAG)은 일반 글씨에 4.5:1 이상을 권장하는데, 다크모드에서도 똑같이 지켜야 해요.

그렇다고 차이가 클수록 좋은 건 아니에요. 새까만 배경에 새하얀 글씨를 올리면 오히려 글자가 번져 보여서 읽기 피곤해요.

그래서 많은 서비스가 완전한 검정 대신 아주 짙은 회색을 배경으로 쓰고, 글자도 살짝 부드러운 흰색을 써요.

접근성

사람마다 편한 화면도 달라요.

빛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다크모드가 편하지만, 저시력 사용자 중에는 밝은 화면이 더 잘 보이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다크모드는 만드는 것만큼, 고를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해요.

반전이 아니라 다시 설계하는 색

다크모드는 흰색을 검정으로 뒤집으면 끝나는 게 아니에요.

먼저 그림자가 사라져요. 밝은 화면에서는 그림자로 위아래 층을 구분했는데, 어두운 배경에서는 그림자가 잘 보이지 않거든요. 그래서 위에 떠 있는 요소일수록 배경보다 살짝 밝은 회색으로 표현해요.

색도 달라져요. 라이트 모드에서 딱 좋던 채도 높은 색이 어두운 배경에서는 지나치게 튀고 눈이 아파 보이기도 해요. 그래서 다크모드용으로 채도를 낮추고 밝기를 조정한 색을 따로 만들어요.

이걸 효율적으로 관리하려고 ‘배경’, ‘표면’, ‘본문 글자’처럼 역할에 이름을  붙여서 색을 써요. 같은 이름이어도 라이트 모드와 다크 모드에서 값이 달라지는 거죠.

다크모드는 어두운 화면이 아니에요

눈부심을 줄이고, 배터리를 아끼고, 읽기 편하게 만들고, 브랜드의 분위기까지 이어가는 일이에요.

지금 여러분의 폰은 어떤 모드인가요?

written by 디자이너 이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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