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케팅 대행사는 인스타그램이 답이라고 하고, 다른 곳은 블로그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 어떤 곳은 메타 광고부터 돌리라고 조언하네요. 같은 회사, 같은 상황을 두고 이렇게 다른 이야기를 하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더 답답한 건 그 다음입니다. 어찌저찌 마케팅 대행사를 결정합니다. 광고비를 태웁니다. 한 2, 3개월 협업을 해요. 숫자는 그럴듯하게 나와요. 바이럴 몇십 개 돌리고, 도달도 수만 명, ROAS가 몇이라나..
처음 올랐던 광고 효과가 고착화됩니다. 오히려 조금씩 떨어집니다. 효율을 높이려면 집행 비용을 더 높여야 한다네요. 광고를 끄면 다시 조용해질 게 뻔합니다. 매출은 제자리로 돌아오겠죠. 그야말로 진퇴양난. 브랜드는 아직 제자리 걸음입니다.
이 익숙한 흐름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마케팅 대행사들의 잘못도 아니에요. 다만, 대행사들이 말하지 않는 것,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 사이에 간극이 있을 뿐입니다. 오늘은 바로 그 지점을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현실입니다.

시작할게요. 집중.
마케팅 대행사들의 말이 서로 다른 이유
대행사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제안합니다.
이건 나쁜 의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인스타그램 콘텐츠 제작을 주력으로 하는 대행사는 인스타가 답이라고 말합니다. 퍼포먼스 광고 전문 회사는 광고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바이럴 마케팅 업체는 당연히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이야기해요.
이런 비유가 있습니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고. 마케팅 대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잘하는 것, 해본 것, 경험이 쌓인 것을 제안하는 겁니다. 그게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니까요. 어쩌면 전문성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깊이 파고들수록 좁아지는 것.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대행사의 전문성과 여러분 브랜드의 필요가 항상 일치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스타그램 운영이나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이 필요한 브랜드가 있고, 블로그 운영이 더 잘 맞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광고부터 시작해야 하는 곳도 있고, 콘텐츠부터 쌓아야 하는 곳도 있겠죠. 그런데 이 판단을 마케팅 대행사에게 맡기면, 대행사가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답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가 대행사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마케팅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 뭐가 잘 되나요?”
“경쟁사는 인스타 하던데, 우리도 해야 하나요?”
이 질문들에도 모두 ‘우리’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무엇을 전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브랜드라는 주어 없이 매체만 묻는 구조입니다. 풀어서 해석하자면, “저는 누군지 모르겠고, 뭘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어디서 말하면 될까요?”라고 묻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니 마케팅 대행사는 자기 경험에 기대어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A 대행사는 “당신 업종은 인스타 반응이 좋더라고요”라고 말합니다. B 대행사는 “요즘은 숏폼이 대세죠”라고 합니다. C 대행사는 “검색 유입이 중요하니 블로그부터”라고 조언합니다. 모두 틀린 말일리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에게 맞는 말인지도 알 수 없죠. 우리, 브랜드라는 중심이 서지 않았으니까요.
중심이 없으면 흔들립니다.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인스타를 시작했다가, 효과가 안 보이면 블로그로 갈아탑니다. 블로그도 답답하면 광고를 새로 시작합니다. 광고비가 부담되면 다시 콘텐츠로 돌아옵니다. 이것저것 해보다가 지치고, 마케팅 자체에 회의감이 듭니다. “우리는 마케팅이 안 맞나봐” 하고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마케팅 대행사를 만나기 전에, 여러분 스스로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며, 누구에게 왜 필요한 존재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대행사의 제안을 들었을 때 “우리한테 맞네” 혹은 “우리랑은 좀 다른 것 같은데”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 대행사는 대행사가 아니라 파트너로써 움직이게 되죠.

그거 좋네. 어 이건 또 뭐야. 저건 또 대박인데. 음.. 근데..
그들은 왜 숫자’만’ 말하는가?
숫자는 쉽게 증명됩니다.
마케팅 대행사와 협업하게 되면 미팅에서 이런 말들을 자주 듣습니다. “바이럴 50건 생성” “도달 10만, 클릭 5천 달성” “ROAS 300%”. 이런 말들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명확하고, 보기 좋고, 뭔가 일이 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여러분도 안심하고, 대행사도 성과를 증명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숫자를 이야기합니다. 그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에요. 어쩌면 올바른 과정이죠. 마케팅도 결국 비즈니스 활동이고, 측정 가능한 지표가 필요하니까요. 문제는 숫자’만’ 이야기한다는 데 있습니다. 숫자 뒤에 있는 의미, 맥락,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질문해야 합니다.
바이럴 50건이 만들어졌다면, 한번 물어봐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효과가 있었던 거죠? 고객들이 우리를 어떻게 기억하게 됐나요? 50건의 글이 모두 같은 메시지를 전했나요, 아니면 제각각이었나요?
도달 10만이 찍혔다면 이것도 궁금합니다. 그 10만 명은 누구인가요? 우리 고객이 맞나요? 그들이 우리를 다시 찾을 이유가 생겼나요? 단순히 광고를 봤다는 것과 브랜드를 기억한다는 것은 다른 얘기니까요.
ROAS 300%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광고를 끄면 어떻게 되나요? 재구매는 일어나나요?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찾아서 오나요, 아니면 광고를 보고 우연히 클릭한 건가요? 브랜드 자산은 쌓였나요?
이것까지 챙겨주는 마케팅 대행사가 어디 있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정성 지표들은 사실 브랜드 내부에서 챙기는 게 더 확실하긴 해요. 하지만, 건실한 마케팅 파트너라면 이런 질문과 요청을 회피하거나 귀찮아 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야 할 미션이라고 여깁니다.
숫자 뒤에 숨은 진실
숫자는 과정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마케팅의 진정한 목적은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며 강화하는 것, 즉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요. 숫자는 그 과정을 측정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도구를 목적으로 착각하는 순간,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대행사가 숫자를 강조하는 이유를 이해는 합니다. 측정 가능한 결과물이 필요합니다. 계약을 연장하고, 성과를 증명하고, 다음 프로젝트에 레퍼런스로 활용해야 하니까요. 브랜드 자산이 쌓였다거나 고객과의 관계가 강화되었다는 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숫자는 보고서에 담기 쉽고, 설득력도 있습니다.
누구든 나쁜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구조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마케팅 활동을 통해 얻게 된 숫자의 의미를 해석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숫자가 우리 브랜드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장기적 관점에서 어떤 자산이 쌓였는가? 고객은 우리를 어떻게 기억하게 됐는가? 이런 질문들을 계속 던지면서 마케팅 활동의 본질로 들어가야 해요.
숫자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결국 우리, 브랜드라는 중심이 먼저 서야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하고 싶은지 명확하면, 숫자를 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도달 10만이 우리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된 10만인지, 그냥 광고만 본 10만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 숫자는 의미를 갖습니다.

브랜드? 아니지. 일단 광고 돌려서 유명해지고 나면..
그냥 광고만 돌리면 생기는 일
처음에는 잘 됩니다.
광고를 시작하면 초기에는 효과가 좋습니다. 유입이 늘고, 매출이 오르고, 그래프가 상승합니다. 역시 광고가 답이구나 싶습니다. 예산을 늘리고, 매체를 확대하고, 더 공격적으로 집행합니다. 숫자는 계속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정체기가 옵니다. 광고비는 계속 늘어나는데 매출은 제자리입니다. ROAS는 떨어지고, CPA는 올라갑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광고를 잘못한 걸까요, 아니면 매체를 바꿔야 할까요?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고객들이 우리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그게 문제입니다. 광고만 봤지 브랜드를 경험(인상, 인식, 메시지 등)하지 못했습니다. 광고에 끌려 들어왔다가, 제품을 보고, 구매하고(이러면 그나마 다행), 떠납니다. 그리고 다른 브랜드 광고를 보면 또 거기로 갑니다. 우리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작은 브랜드들에게 익숙한 광고 상품들은 휘발성이 강합니다. 돈을 넣으면 돌아가고, 끄면 멈춥니다. 쌓이는 게 없습니다. 브랜드 자산이 제로입니다. 6개월 동안 수천만 원을 썼어도, 광고를 끄는 순간 다시 원점입니다. 마치 물 새는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반면, 브랜드 메시지가 명확하다면 다릅니다.(목적이 뚜렷한 ‘기획 캠페인’도) 광고는 브랜드를 알리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고객이 광고를 보고 관심을 가지면 검색하고, 찾아보고, 콘텐츠를 보고, 브랜드를 이해합니다. 그리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다음에 필요할 때 우리를 떠올립니다. 주변에 추천합니다. 광고를 꺼도 일정 수준의 유입이 유지됩니다. 쌓인 자산이 있으니까요.
제품이든 서비스든 무언가를 선택할 때 수반되는 과정과 다르지 않아요. 우리가 무언가를 구입할 때는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마케팅 대행사도, 광고도 잘못은 없습니다. 다만 순서가 조금 꼬인 것 뿐이에요.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광고는 비료입니다. 나무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나무 자체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비료만 계속 뿌리는 격입니다. 아무리 많이 뿌려도 나무는 자라지 않습니다.
브랜드는 나무입니다. 뿌리를 내리고, 줄기가 자라고, 잎이 피어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눈에 보이는 성장이 더딥니다. 하지만 한번 뿌리를 내리면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때 비료를 주면, 그때 광고를 하면, 빠르게 자랍니다. 자산이 쌓입니다.

자 모이세요. 정리할게요.
스스로 시도해 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정리해보겠습니다.
1. 대행사는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걸 제안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대행사마다 다른 말을 합니다. 마케팅 프로젝트 경험이 많지 않은 경영자, 담당자라면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2. 그래서 숫자는 쉽게 보이고, 본질은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마케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숫자만 이야기하고 숫자에 매몰되곤 하죠.
3. 브랜드 중심 없이 광고만 하면 비용은 휘발되고 자산은 쌓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원점으로 돌아오는 사례들을 정말 많이 마주합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4. 해법은 명확합니다. 마케팅 활동 전에 브랜드 중심부터 바로 세워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이고,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는가. 이것만 정리되어도 마케팅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대행사의 제안을 들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숫자를 봐도 본질을 잃지 않습니다. 광고를 해도 자산이 쌓입니다.
5.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브랜드 중심을 세운다는 말 자체가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정답도 없고 교본도 없습니다. 그냥 우리가 누구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무엇을 전할 것인지. 이 3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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