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더본코리아가 놓치고 있는 ‘이것’

이 글의 순서

저는 더본코리아를 회사보다 백종원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알았어요. 그래서 더본코리아가 친근하게 느껴졌죠. 아마 저랑 비슷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번 더본코리아 사태에 배신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괜찮은 사람인 줄 았았는데, 빵빵 터지는 이슈 이후 행보가 고개를 갸웃 거리게 만듭니다.

‘사건’을 보는 기업 vs ‘사람’을 보는 기업

정말 끝없는 사건들이 이어졌습니다. 더본코리아는 그때마다 신속하게 대응했죠.

글자 자체만 보면 논리적이고 틀린 말없는 합리적인 설명들.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어지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모양샙니다. 해명은 빨라졌는데 신뢰 회복은 더뎌졌습니다. 사과는 거듭됐는데 관계는 더 멀어져 갑니다. 어느 전문가의 말처럼 “새로움이 반복되면 평범함이 되고, 감성적 사과가 반복되면 필연적으로 식상해진다”는 역설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터지는 사건들과 수습하는 더본코리아를 지켜보면서 더본코리아가 정말 중요한 것, ‘사람’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포인트 하나만 잘 교정해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래 그 사견을 풀어 현재 어떤 모습이 아쉬운지, 또 경험에 비추어 어떻게 변화되면 좋을지 나누어 정리해 봅니다.

백종원님의 오랜 팬으로서, 그리고 더본코리아가 다시 한 번 골목 상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as is : 해명 중심 커뮤니케이션

더본코리아의 초기 대응을 다시 살펴보면, 대부분 ‘설명’과 ‘해명’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이해합니다. 오해를 풀고 싶은 마음,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을까요.

그런데 우리가 원했던 게 정말 그런 논리적 설명, 해명이었을까요?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용납할 수 없는 잘못들”이라는 표현은 기업 입장에서는 정확한 상황 설명이지만, 실망한 고객에게는 차가운 변명으로 들릴 여지가 큽니다.

늘 사건을 설명하는 데 매몰되다 보니, 그 사건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놓쳤던 것 같습니다. 브랜드를 사랑했기에 더 크게 실망한 사람들, 신뢰했기에 더 깊이 상처받은 사람들 말입니다.

to be : 사람의 마음을 먼저 읽어야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대응을 펼쳤다면 어떻게 이야기를 했을까. 아마 이렇게 시작했을 것 같습니다.

설명보다 공감이 먼저입니다. 해명보다 이해가 우선입니다.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사람이 앞선다면 먼저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건 꼭 더본코리아가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곰곰이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대외 커뮤니케이션에서 첫 문장은 상대, 그러니까 고객의 감정을 인정하고 공감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공감과 이해 이후 필요한 설명을 해도 충분합니다. 이미 마음의 문이 열린 상태에서는 같은 말도 훨씬 부드럽게, 다르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죠.

as is : 백종원 유튜브, 일방향 소통의 함정

백종원님의 유튜브 채널을 통한 직접 소통. 처음에는 신선했고 나름 진정성도 있게 느껴졌습니다. 한 회사의 대표가 직접 나서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반복이었어요. 세 번의 사과 영상이 올라오는 동안, 그 채널은 어느새 ‘사건 해명용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특히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이 세 번째 사과에서야 나온 것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죠.

일방향 소통의 한계였습니다. 아무리 진심을 담아도, 화면 너머로 전달하는 메시지는 결국 독백에 가깝습니다. 진정한 소통은 대화인데 말이죠. 그리고 플랫폼은 유튜브였습니다.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소통과 교류,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플랫폼입니다. 레거시 미디어와는 DNA가 완전히 달라요.

to be : 쌍방향 대화가 있는 진정한 소통 플랫폼

그래서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대표로써 백종원님 개인의 메시지가 아니라 더본코리아 주요 임원이 함께 메시지를 공유하고, 고객의 의견도 곁들이는, 그야말로 더본코리아 공동체 전체가 참여하는 모습으로 다가갔어야 했습니다.

그간 쌓여온 실제 고객들의 반응도 읊는 것도 좋았을 겁니다. 궁금한 점을 댓글 등으로 받아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창구도 필요했습니다. 물론 사태를 수습하는 입장에서 조심스럽겠죠. 하지만 플랫폼이 유튜브입니다. 과거 활발히 소통하던 모습을 해명과 사과 콘텐츠에서도 그대로 이어가야 합니다.

as is : 홍보팀 신설의 진짜 문제

더본코리아가 위기 대응을 위해 홍보팀을 신설하고 전략기획본부를 구성한다고 발표했을 때, 업계에서는 이런 평가가 나왔습니다.

특히 “홍보팀 신설은 아직 구체적인 시점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후속 답변은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했죠. 조직 개편이 정답일까요? 새로운 팀을 만든다고 문제가 해결될까요?

to be : 전 직원이 ‘사람 중심’ 마인드를 갖는 조직

이 시점에 진짜 필요한 건 표면적 조직 개편이 아니라 문화의 변화입니다. 모든 임직원이 ‘사건, 문제를 대응하는 담당자’가 아닌 ‘상황과 상대를 이해’하는 프로 공감러(?)가 되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이기에 평소 훈련도 필요합니다. 물론 사측에서 선제적인 노력을 기울여야겠죠.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 직원이 고객과 가맹점주의 마음에 다가서는 방법을 알아가면 어떨까요? 사람을 숫자로만 보지 않고 각각의 스토리를 가진 파트너, 동반자로 바라보는 훈련을 하는 것.

예를 들어, 매달 한 번씩 직원들이 가맹점에서 일일 알바를 하는 체계를 떠올려 볼 수도 있겠습니다. 본사 직원이 현장을 직접 경험하면서 가맹점주의 고충을 몸으로 이해하는 거죠. 이런 경험이 쌓이면, 정책을 만들 때도 자연스럽게 ‘사람’을 먼저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as is : 300억 상생안이 놓친 본질

50억에서 300억으로 늘어난 가맹점 지원. 숫자만 보면 대단한 결단입니다. 하지만 “백종원 사재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사실 돈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가맹점주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인정과 존중이었을 겁니다.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디폴트값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비를 털어 내놓은 일방적인 시혜는 오히려 ‘갑을 관계’를 더 선명하게 만들 뿐입니다.

to be : 가맹점주를 진정한 ‘파트너’로

실제 체계를 알지는 못하지만, 일부 가맹점주 대표자 몇몇이 이사회에 정식으로 참여하고, 주요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건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순히 의견을 듣는 수준이 아니라,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진정한 파트너십이죠. 메뉴 개발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현장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되는 체계.

또 신메뉴 출시 전에 가맹점주 위원회의 승인 과정을 만드는 것도 좋겠습니다. 본사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실제로 그 메뉴를 만들고 팔아야 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계기가 될 겁니다.

as is : “제2의 창업” 선언의 공허함

“제2의 창업”이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진다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더본코리아가 앞으로 어떤 회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선언은 있었지만,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갈 미래에 대한 비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to be :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새로운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직원, 고객 심지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까지 모두 참여해서 함께 더본코리아의 미래를 그려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우리가 바라는 더본코리아는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브랜드로 거듭나는 비전을 함께 만드는 것.

as is : “들켜서 어쩔 수 없이”의 악순환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문제가 제기되면 해명하고, 비판이 거세지면 사과하고, 여론이 악화되면 조직을 개편하는… 늘 ‘사건’에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우리가 잘못 생각했던 부분들을 스스로 점검하고 있다’는 능동적인 자세보다는, ‘들켜서 어쩔 수 없이 인정한다’는 수동적인 인상을 주었죠.

to be :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선제적 혁신

아마 비슷한 게 있긴 할 겁니다. 고객이 불편을 겪기 전에 먼저 개선하고, 가맹점주가 어려움을 호소하기 전에 먼저 지원하는 시스템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듣는’ 경청에 머물지 않고, 내부에서 정기적인 ‘리포트’를 만드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또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 이 안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도 좋고요.

지금까지 더본코리아의 대응을 보면 각각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일관성이 부족했습니다. 사과문, 조직개편, 상생안… 모두 개별 사건에 대한 개별 대응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제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하나의 중심 메시지로 통합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게 그렇듯, 진심 어린 사과와 행동에 늦은 시기란 없습니다. 저는 이제 그 통합의 메시지가 아주 단순하고 강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이렇게 정해볼 수도 있겠네요.

“사람을 봅니다.”

이렇게 중심이 잡히면 발발한 사태 수습을 물론이고, 메뉴를 개발할 때도 ‘먹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정책을 만들 때도 ‘영향받을 사람’을 먼저 고려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게 됩니다. 어쩌면 이것부터 해야 했을지도 몰라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긴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봅니다. 더본코리아가 진정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긴 글로 서술했지만 제 사견은 심플합니다. 더본코리아는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을 더 바라봐야 합니다. 사건 중심 커뮤니케이션이 만든 불신의 악순환을 끊고, 사람 중심 커뮤니케이션으로 신뢰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합니다. 브랜드는 결국 사람이 만들고, 사람끼리 경험하고, 사람들이 사랑해 가는 것이니까요.

말은 쉬워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이고, 비슷한 얘기를 들어 본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유독 저는 이번 더본코리아 사태를 보면서 ‘사람 중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강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너무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브랜드였기에 더 그 부분이 도드라져 보였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겠죠. 그럼에도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한다면, 분명 쇄신 가능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는 모두 ‘사람’이니까요.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아무쪼록 더본코리아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사건이 아닌 사람을 보는 브랜드로, 진정한 재탄생을 이루시길, 지금까지 한국 프렌차이즈 시장에 새로운 모델을 그려온 것처럼 2배, 3배 더 성숙한 모습으로 재탄생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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