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라는 마약의 비밀 (마케팅 패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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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나는 솔로’를 되게 좋아합니다. 그 옛날 짝 시절부터 한 편도 빼먹지 않고 본 프로그램이에요. 주니어 시절에는 몰랐는데, 최근에는 왜 이게 계속 꾸준하게 사랑받을까 라는 물음표가 붙더라고요. 마케터로서 직업 본능이 발동한 거죠.

그래서 나솔 중독자(?) 동료들이랑 얘길 좀 나눠봤습니다. 신기하게 나름 의견이 정리되더라고요. 여기에 그 내용을 기록, 공유합니다. 우리가 괜히 나솔에 빠진 게 아니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고객과의 관계 형성이라는 마케팅의 원리와 정수가 담겨 있었습니다.

‘나는 솔로’의 가장 큰 매력은 ‘진짜 같은 이야기’입니다. 대본 없는 일반인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솔직한 감정과 행동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물론 편집이라는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보는 사람들은 이걸 보면서 누군가 꾸며낸 이야기다 라고 인식하거나 의심하지 않습니다. 리얼로 받아들이죠. 그래서 몰입되고 더 빨려 들어갑니다.

철저히 계산된 각본 베이스로 펼쳐졌던 예능 시대에서 무한도전이 사랑받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라이브’함의 대명사인 유튜브 콘텐츠들이 대세로 자리 잡은 코드와 결이 같습니다. 연예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흐름이고요.

우리는 이제 인위적인 걸 기피합니다. 가공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싶어해요.

이런 측면에서 브랜드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척하지 않는 용기라고 봅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나 고민한 흔적, 아직 부족하지만 나아지려는 노력들. 이런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히려 신뢰를 만듭니다.

이와 관련해서 작년에 실제 있었던 고객사 사례를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내부 실수로 벌어진 고객의 컴플레인 문제를 블로그, 커뮤니티에 공유한 적이 있었습니다. 컴플레인의 시작부터 공식 사과문, 그리고 그 사과문 속 담겼던 내용을 실천하는 내용을 여과없이 콘텐츠화시켰습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망설여졌죠. 부정적으로 보일까 봐. 반응은 상당히 고무적이었습니다. 커뮤니티 댓글에서는 ‘사과문의 정석’이라는 표현이 돌 정도로 우호적인 반응이 형성됐습니다. 오히려 솔직함에 더 큰 신뢰 여론이 생긴거죠.

진정성은 기술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용기예요. 과장된 카피보다 솔직한 메시지가, 화려한 포장보다 진실된 과정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나는 솔로’의 구조는 매 시즌 동일합니다. 매번 영수, 영철, 영숙, 옥순이들이 나와요. 모두 숙소에 모이고, 데이트를 하고, 선택의 순간을 맞이해요. 이 틀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질리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매 시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포맷 안에서 등장 인물들의 스토리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전체적인 스토리까지 달라진다는 건데요. 각자의 사연은 물론이고 각자의 성격, 각자의 선택까지. 시청자들은 이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공감하고, 때로는 위로도 받습니다.

브랜드 마케팅도 이 원리를 따라야 합니다. 브랜드의 정체성, 즉 브랜드 메시지는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누구이고, 무엇을 지향하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이 중심축은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고객들은 그 일관성을 통해 브랜드를 기억하고 신뢰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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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표현 방식은 계속 변해야 해요.(=계속된 변주) 같은 브랜드 철학이라도 매번 다른 각도에서, 다른 형식으로, 다른 이야기로 풀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어떤 브랜드가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추구한다면, 이번 달에는 제품 생산 과정의 이야기를, 다음 달에는 환경 보호 캠페인을, 그다음에는 협력 농가의 이야기를 다루는 식입니다.

사람들은 예측 가능한 것에서 ‘안정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느낍니다. ‘나는 솔로’가 매 시즌 같은 구조, 뻔한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브랜드도 결이 같은데요. 변하지 않는 중심과 계속 변주되는 콘텐츠(프로덕트와 커뮤니케이션). 이 균형이 브랜드를 단단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만듭니다.

일관된 톤앤매너를 유지하되, 다루는 주제는 다양하게. 정해진 발행 주기를 지키되, 되도록 다른 관점으로. 브랜드의 목소리는 한결같되, 이야기는 끊임없이 새롭게. 오늘부터 ‘나는 솔로’처럼 생각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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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가 다루는 주제는 사실 단순합니다. 사랑, 설렘, 용기, 거절, 상처, 배신 그리고 아쉬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보편적인 감정들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보편성 때문에 사람들은 몰입합니다. 화면 속 누군가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니까요. (그래서 어떤 출연자를 응원하기도, 치가 떨리게 미워하기도)

마케팅에서 가장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대개 우리는 마케팅 활동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 스펙을 나열하는 데 혈안이 되곤 하는데요. 그게 그저 우리가 강조하고 싶었던 포인트였는지, 고객이 진짜 알고 싶은 것이었는지,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메시지였는지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말을 꼭 기억하세요. 마케팅은 파는 게 아니라, ‘기꺼이 사게’ 하는 것, 기능이 아니라 ‘고객의 변화’를 말해야 한다는 것. 고객이 겪는 문제의 감정적 맥락을 이해하고, 그 감정에 공감하는 메시지를 전할 때 비로소 진짜 소통이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청소기를 판매한다고 가정해봅시다. “흡입력 200W, 초경량 1.5kg”이라고 말하는 것과 “퇴근 후 지친 몸으로 청소하는 게 힘드셨죠?”라고 말하는 것. 어느 쪽이 더 가슴에 와닿을까요? 퇴근 후의 피로감, 그럼에도 해야 하는 집안일에 대한 부담감. 이런 사람(고객)의 감정을 먼저 이해하고 공감할 때, 그 다음에 나오는 제품 설명은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됩니다.

‘나는 솔로’의 출연자들이 느끼는 설렘과 아픔을 우리가 함께 느끼는 것처럼, 브랜드도 고객의 감정을 먼저 읽어야 해요. 기능 나열이 아닌, 고객의 삶과 감정에 대한 이해. 그것이 진짜 마케팅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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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의 진짜 힘은 방송이 끝난 후에 발휘됩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출연자들에 대한 의견이 쏟아지고, 유튜브에는 리뷰 영상들이 올라오며, 커뮤니티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펼쳐집니다. “영식이는 왜 그랬을까”, “순자는 진심이었을까”. 시청자들은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역시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시청자가 곧 확산자, 참여자가 되는 선순환을 그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고, 때로는 논쟁하면서 프로그램은 더 많은 사람에게 도달합니다. 제작진이 아무리 홍보해도 얻을 수 없는 파급력을 시청자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셈이죠.

브랜드 마케팅에서도 이 원리는 동일하게 작동합니다. 고객을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참여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때로는 논쟁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이런 질문은 참여를 부릅니다. 그리고 고객들이 남긴 Earned media 속 댓글과 의견은 다시 새로운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어요. 이렇게 순환하면서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관계는 더욱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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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정해진 답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 정답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맞고 저건 틀리다”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공존할 수 있는 여유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사람들이 편안하게 내 생각을 표출할 수 있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다양성’이라는 긍정 효과를 키울 수 있습니다.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 ‘나는 솔로’처럼, 우리도 고객에게 선택권을 줍시다. 그 선택의 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목소리를 귀담아 들읍시다. 그렇게 고객의 참여가 곧 브랜드의 성장이 되는 구조를 한 번 만들어 봅시다.

나는 솔로는 사실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가는 블록버스터(?)급 프로그램도 아닙니다. 화려한 편집이나 기술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은 더더욱 아니고요. 촬영 장소는 늘 비슷합니다. 기교도 많이 부리지 않아요. 그런데 매 시즌마다 어김없이 화제를 몰고 다닙니다.

저는 그걸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사람’과 ‘감정’으로의 집중을 꼽습니다. 출연자들의 리얼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그들의 감정을 각자 해석하며, 그 해석을 바탕으로 이야기 속에 참여할 수 있게 열어두는 나는 솔로. 바로 이 지점에 브랜드 마케팅 원리가 잘 담겨 있다고 봅니다.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포맷.

여러분의 브랜드는 어떤가요? 혹시 하루, 이틀의 숫자를 만들기 위해 이슈라는 광고 기법이나 마케팅 트렌드, 그저 많이 팔기 위한 노출&경쟁 전략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건 아닐지요. 물론 이런 것들도 필요하죠. 그런데 ‘나는 솔로’가 보여주듯,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힘은 그런 활동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표면의 광고, 마케팅 활동보다 활동 기저에 깔린 이런 질문들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표면의 광고, 마케팅 활동들에도 날개가 달릴 수 있습니다.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여기 를 눌러 서식을 남겨주세요.

공감하신다면 당장 내일부터 콘텐츠를 바꿔보세요. ‘우리 제품은 이렇습니다’ 대신 ‘이런 고민 있으시죠?’로 시작해보세요. 완벽한 브랜드 이미지 대신, 프로덕트를 만들며 겪은 진짜 과정을 보여주세요. 물론 그 전에 우리의 사람인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의 ‘감정’은 어떤지를 살피는 시간을 가져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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