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먼저? 마케팅 먼저? 사실은 말이죠,

이 글의 순서

평소에 정말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예전에는 솔직히 ‘브랜드부터’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끔은 현실이 그렇다(?)면 광고 집행 카드를 우선 만져도 괜찮다고 하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보니까요. 택일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사실 이 질문은 이렇게 묻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숨 쉬기가 먼저인가요, 심장 뛰기가 먼저인가요?”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질문 자체에 함정이 있는 거예요. 그런데 여전히 많은 분들께서 이 함정에 빠져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리고 진짜 답은 무엇일까요?

브랜드-마케팅-고민-선택-광고-개념-우선-정의-대행-전문-브랜코스

재작년에 만났던 예비창업패키지에 참여했던 대표님 실제 이야기입니다.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며 브랜드 정리에만 6개월을 쓰셨어요. BI도 만들고, 미션과 비전도 정리하고, 브랜드북까지 제작했습니다. 정말 멋진 결과물이었죠.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6개월 동안 매출이 거의 없었던 겁니다. 투자금은 바닥나고 있었고, 멤버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합니다. 완벽한 브랜드는 만들었지만, 그 브랜드를 알릴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죠.

‘브랜드 먼저’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정체성이 없으면 일관성이 없고, 일관성이 없으면 신뢰를 쌓을 수 없으니까요. 집을 지을 때 설계도 없이 막 짓는 것과 같다고들 합니다. 맞습니다.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이 주장이 놓친 게 하나있습니다. 브랜드는 진공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브랜드는 시장과의 상호작용, 고객과의 대화, 실제 비즈니스 경험 속에서 형성되고 다듬어집니다. 책상에 앉아서 6개월 고민한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에요.

더 중요한 건, 브랜드를 ‘완성’하고 나서 마케팅을 시작한다는 순차적 사고 자체가 문제라는 겁니다. 브랜드는 언제나 진행형이어야 합니다. 살아 숨 쉬며 성장하는 유기체처럼요.

반대 사례도 있습니다. ‘일단 매출부터 끌어올리고 보자’며 광고에 올인한 화장품 브랜드였는데요. 메타 광고, 네이버 광고, 구글 광고, 보도자료하며 각종 협찬 광고까지 가능한 모든 채널에 광고비를 쏟아 부었습니다.

처음 1, 2개월은 나름 숫자가 올라왔습니다. 매출이 상승했고, 주문이 밀려들었습니다. ‘역시 마케팅은 인풋이야’를 외치며 광고비를 증액합니다. 그런데 3개월 차부터 양상이 바뀝니다. 광고비는 늘어나는데 매출 증가율은 둔화되기 시작한 거예요.

6개월 뒤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고객들이 브랜드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꽤나 충격적이었죠. 실제 고객 인터뷰를 진행해도, “아, 그 인스타에서 본 거 말씀하시는거죠?”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광고를 멈추자 매출은 곧바로 추락합니다. 이상한 건 다시 광고를 돌려도 예전 같은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

‘마케팅 먼저’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현금 흐름이 없으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시장 반응을 빨리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일단 쏘고 나서 조준한다”는 실리콘밸리식 접근법도 이런 맥락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여기도 함정이 있습니다. 마케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계속 연료를 넣어야만 움직이는 엔진과 같아요. 연료(광고비)가 떨어지면 멈춥니다. 더 무서운 건 시간이 갈수록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자, 이제 진짜 이야기를 해볼 시간입니다.

브랜드와 마케팅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마치 나무를 보며 “뿌리가 먼저냐, 잎이 먼저냐”고 묻는 것과 같아요.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뿌리와 새싹이 동시에 자라기 시작합니다. 뿌리는 아래로, 새싹은 위로. 서로 다른 방향이지만 하나의 생명체잖아요.

브랜드와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둘은 함께 작동합니다. 제품을 만들며 “우리는 왜 이걸 만드는가”를 고민하는 게 브랜드고,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할까”를 고민하는 게 마케팅입니다. 이 둘을 어떻게 분리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성공한 브랜드들을 보면 처음부터 둘을 함께 가져갔고, 비교적 균형을 잘 맞췄습니다.

이 얘기를 할 때 에어비앤비 사례를 자주 듭니다.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가 자기 집에 에어매트리스를 놓고 시작했을 때, 둘에게는 이미 단단한 브랜드 철학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어디서든 집처럼 편안하게.” 동시에 크레이그 리스트 등의 매체를 활용해 그로스해킹을 시도했죠. 브랜드와 마케팅이 동시에 시작된 겁니다.

국내 사례로는 배달의민족을 들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철학과 함께 B급 감성의 카피라이팅으로 주목받았죠.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같은 카피가 광고인지 브랜드 메시지인지 구분할 수 있나요? 배민에게 폰트와 카피는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마케팅 활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도 왜 계속 “뭐가 먼저?”라고 묻게 될까요?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볼게요.

1. 조직 구조의 문제입니다. 큰 회사들은 브랜드팀과 마케팅팀이 따로 있죠. 예산도 따로, 평가도 따로. 자연스럽게 “우리 일이 먼저”라는 경쟁이 생깁니다. 작은 회사는? 한 사람이 다 해야 하니 “뭐부터 해야 하지?”라고 고민하게 되고요.

2. 예산 편성의 딜레마입니다.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먼저 쓸지 결정해야 하니까요. BI 제작에 500만 원을 쓸지, 광고에 500만 원을 쓸지. 이런 선택의 순간이 계속 찾아옵니다.

3. 성과 측정의 차이입니다. 마케팅은 바로 숫자로 나타나죠. 클릭수, 전환율, 매출. 반면 브랜드는 측정이 어렵습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올랐어요”라고 해도 그게 매출로 언제 연결될지 알 수 없으니까요.

4. 전문가들의 영역 의식입니다. 브랜드 전문가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광고 전문가는 광고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각자의 밥그릇(?)을 지키려는 본능이죠. 물론 전문성은 중요하지만, 때로는 전체를 보지 못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사실 이 고민의 지점이 우리가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위한 브랜드 마케팅 도구, BM 프레임워크를 만든 동기입니다. 브랜드랑 마케팅을 하나로 보고 연결하는 프레임워크죠. 우리는 이걸 두 개의 원으로 표현합니다.(브랜드 서클과 마케팅 서클) 따로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연결된 하나의 시스템입니다.

브랜드 서클에서는 “나는 누구인가?”를 탐구합니다. 하지만 책상에 앉아서만 하는 게 아니라, 시장과 고객을 보며 합니다.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고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죠. 마케팅 서클에서는 “어떻게 만날까?”를 실행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판매만 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 메시지를 담아서 합니다. 모든 마케팅 활동이 브랜드를 강화하는 활동이 되도록.

이 두 서클은 계속 돌아갑니다. 브랜드가 마케팅에 방향을 제시하고, 마케팅이 브랜드에 피드백을 줍니다. 마케팅하며 얻은 인사이트가 브랜드를 더 선명하게 만들고, 선명해진 브랜드가 마케팅을 더 효과적으로 만듭니다. 중요한 건 동시성과 연속성입니다. 동시에 진행하되, 서로를 의식하며 연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죠.

‘그래서 BM 프레임워크만이 답인가요?’라고 묻는다면 그렇진 않습니다. 생활, 활동 속에서 브랜드와 마케팅을 공존하게 할 수 있는 소소한 잔기술은 넘치게 많습니다. 물론 실천은 다른 얘기겠지만, 우선 아래 잔기술 정도는 알아두고 시도해보시길 바랍니다.

1. 1인 기업이나 프리랜서라면 : 매일의 활동 자체를 브랜드화하세요. SNS에 글 하나 올리더라도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담으세요. 동시에 고객 반응을 보며 계속 조정하세요. 작은 활동 하나하나가 브랜드이자 마케팅입니다.

2. 스타트업이라면 : MVP(최소기능제품)를 만들며 동시에 브랜드 가설을 세우세요. “우리는 이런 가치를 제공한다”는 가설을 제품에 담고,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보고, 수정하세요. 제품 개발과 브랜드 개발이 함께 가는 겁니다.

3. 기존 사업을 하고 있다면 : 지금 하는 마케팅 활동에 브랜드 일관성을 더하세요. 모든 터치포인트(고객 접점)에서 같은 메시지, 같은 톤, 같은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지 점검하세요. 그리고 마케팅 데이터를 보며 브랜드 방향을 조정하세요.

브랜코스는 평소에 ‘정도를 걷는 마케팅 회사’라고 소개합니다. 여기서 정도란 빠른 길이 아닌 바른 길을 의미해요. 브랜드와 마케팅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건 빠른 길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결정이 단순하니까요.

반대로 바른 길은 ‘둘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조금 복잡하고 어려워 보여도, 결국 이 길이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나무가 뿌리와 잎을 함께 키워가며 단단하게 성장하듯이.

오늘 고객에게 보낼 이메일, 간단한 인스타 게시물을 만들면서 ‘우리는 왜 이 제품을 만들었지?’를 한 줄 더 넣으세요. 그게 브랜드입니다. 동시에 ‘고객이 이걸 왜 필요로 할까?’를 생각하며 제목을 정하세요. 그게 마케팅입니다.

큰 계획을 세우고 완벽을 추구하다가 시작도 못 하는 것보다, 작게라도 둘을 함께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브랜드와 마케팅은 거창한 게 아닙니다. 당신이 고객과 만나는 모든 순간에 이미 존재합니다.

순서를 정하려 하지 마세요. 균형을 찾으세요. 따로 가려 하지 마세요. 함께 가세요. 어렵다면 브랜코스에 물어보세요. 묻고 이야기 나누는 건 돈이 들지 않으니까요.


🔖 관련 정보

마케팅 채널 종류? 심플하게 이해하기

하루 4만명이 들어오는 블로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기획자가 광고하면 벌어지는 일 (사례)

The Right Way

🔖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우리에게 그 내용을 공유해주세요.

 

이미 수많은 회사들이 브랜코스와 함께

답답한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브랜키트-심볼_2

컴팩트 브랜드 마케팅 솔루션

브랜키드(BranKit)

브랜드 메시지 개발부터 로고 디자인, 명함 제작, 미디어&콘텐츠 실무까지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보통 브랜드를 위한 컴팩트 브랜딩 솔루션, ‘브랜키트’ 출시

브랜코스_심벌(오렌지)_1000

브랜코스(BRANCOS)

브랜코스는 2015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중소기업, 스타트업 환경에 맞는

다양한 브랜드&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브랜키트-심볼_2

컴팩트 브랜드 마케팅 솔루션

브랜키드(BranKit) 런칭

브랜드 메시지 개발부터 로고 디자인,
명함 제작, 미디어&콘텐츠 실무까지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보통 브랜드를 위한
컴팩트 솔루션, ‘브랜키트’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