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좋은 태도를 장착하는 방법

📌 INDEX

“태도가 전부다”라는 말이 자주 들립니다. 본격적인 AI 시대로 접어 들면서 더 자주 들리고, 어느 책에서나, 어느 강연에서나 비슷한 결의 이야기가 반복됩니다. 한 가지 이유를 꼭 짚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만, 사람들이 ‘태도’라는 단어 앞에 멈춰 서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다만 이 점이 조금은 아쉽기도 합니다. 태도라는 게 아직 ‘사람’의 범주에만 머물고 있다는 점.

또 하나의 인격체, 브랜드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일을 하면서 점점 더 분명해지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브랜드는 로고도 아니고, 슬로건도 아니고, 매출 숫자도 아니라는 것. 브랜드는 사람이 만든 유기체, 인격체에 가깝습니다.

갸우뚱 하실 수 있는데, 이해하고 나면 수긍이 되실 겁니다. 브랜드는 말투가 있습니다. 어떤 단어를 쓰고 어떤 단어를 안 쓰는지가 정해져 있습니다. 시선이 있습니다. 무엇을 중요하게 보고 무엇을 그냥 지나치는지가 다릅니다. 또 결정도 합니다. 매일같이 무엇을 할지, 무엇을 안 할지를 고릅니다.

사람의 인격이 그렇듯, 브랜드도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자기만의 모양을 잡아 갑니다.

그래서 브랜드는 살아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박제된 정체성이 아니라 매일 자라거나 흔들리는 유기체입니다. 그렇다면 연결해서 이야기할 수 있겠죠. 사람에게 태도가 있는 것처럼, 브랜드에게도 태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

지금 화두가 되고 있는 ‘태도가 전부’라는 이야기는, 사실 브랜드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입니다. 어쩌면 앞으로는 이 태도라는 개념이 브랜드의 생존을 좌우하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장착’이라는 말의 모순

이 글의 제목에 ‘장착’이라는 단어를 넣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태도는 장착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닌데도 말이죠.

장착이라는 말은 어딘가에서 가져와 외부에 부착하는 행위를 떠올리게 합니다. 악세서리처럼, 장비처럼, 필요하면 달고 필요 없으면 떼는 그런 무언가. 그런데 사실 태도라는 건 그렇게 다뤄지지 않습니다.

태도는 안에서 다져가는 개념입니다. 매일의 결정과 매일의 말, 매일의 행동이 쌓여서 천천히 모양을 잡아갑니다. 그래서 태도는 빠르게 바꿀 수 없고, 빠르게 따라할 수도 없습니다. 시간을 들여 완성해 가는 것이지, 어느 날 결정해서 부착(?)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브랜드에게 이 태도라는 건 어떻게 다져갈 수 있을까요? 결국 사람이 자기 인격을 완성해가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 자신을 들여다보기

사람이 자기 인격을 다져가려면 먼저 자기를 정직하게 봐야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분노하는지, 어떤 일에 시간을 쓰고 어떤 일을 미루는지. 자기 자신을 외면하는 사람은 자기 인격을 다져갈 수 없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다져가야 할 지 알 수도 없으니까요.

브랜드도 똑같습니다. 우리 브랜드는 정말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떤 고객을 마음에 두고 있는가? 우리가 정말 잘하는 일은 무엇이고, 우리가 차마 할 수 없는, 하면 안되는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 앞에서 정직해질 수 있는 브랜드만이 자기만의 곧은 태도를 다져갈 수 있습니다.

이게 어려운 이유는, 경영자 본인이 자기 자신자기 회사를 동시에 정직하게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잘된다고 따라가지 않고, 트렌드가 뜬다고 휩쓸리지 않고,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머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머묾이 브랜드에게 있어 바른 태도의 시작입니다.

2. 일관되게 행동하기

태도는 거창한 선언에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매일의 작은 결정들에서 만들어집니다.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 환불 요청에 어떻게 응대할 것인가? 직원에게 어떤 식으로 말할 것인가? 클레임이 들어왔을 때 무엇을 먼저 챙길 것인가? 좋은 거래처와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이 모든 일상의 결정 자리에서 브랜드는 자기 태도를 드러냅니다. 드러낸다기보다, 매번의 결정이 곧 태도를 만들어가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선언문에 “고객을 가족처럼 모십니다”라고 적어두는 건 쉽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자면, 고객 한 분이 환불을 요청했을 때 어떻게 응대하는지, 그런 자리에서 브랜드의 진짜 태도가 결정됩니다. 나아가 그 결정이 한두 번이 아니라 백 번, 천 번 일관되게 쌓일 때 비로소 태도라는 것이 단단해집니다.

그래서 경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리는 어쩌면 거대한 의사결정 회의가 아니라, 매일 마주하는 작은 선택의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그 자리에서 일관되게 행동할 수 있는가? 그 일관성이 시간을 만나면 태도가 됩니다.

3. 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하기

좋은 태도는 무엇을 하는가보다 무엇을 안 하는가에서 더 잘 드러납니다.

사람도 마찬가진데요. 좋은 인격을 가진 사람은 “내가 이런 사람이다”를 말하기보다 어떤 자리에 가지 않고, 어떤 말을 하지 않고, 어떤 거래에 참여하지 않는지로 자기를 보여줍니다. 다시 말해, 거절이 곧 정의라는 말.

브랜드도 그렇습니다. 우리 브랜드는 어떤 트렌드를 안 좇을 것인가? 어떤 표현을 안 쓸 것인가? 어떤 고객을 섬기지 않을 것인가? 또 어떤 제안을 거절할 것인가? 이 ‘안 할 것’의 목록이 분명한 브랜드일수록 태도가 단단합니다. 모든 것을 다 하려는 브랜드는 결국 자기가 누구인지를 잃어버립니다.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출이 걸려있고 기회가 걸려있는 자리에서 “우리는 이건 안 합니다”라고 말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그 야무진 거절이 쌓여야 브랜드의 진짜 태도가 만들어집니다.

이게 왜 앞으로의 경쟁력인가?

여기까지 오면 한 가지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그래서 이게 왜 경쟁력이라는 거지?

이유야 여럿 있지만 핵심만 서너가지로 정리해드립니다.

먼저, 태도는 카피할 수 없습니다. 기능은 카피됩니다. 디자인도 카피되고요. 가격은 더 빠르게 카피됩니다. 그런데 태도는 카피하려면 그 브랜드의 전 역사를 카피해야 합니다. 매일의 결정이 누적된 결과이기 때문에, 그 결과물의 표면만 흉내 내는 것으로는 같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잘 다져진 태도는 시간이 갈수록 더 단단한 진입 장벽이 됩니다.

다음으로, AI 시대에 거의 유일한 돌파구입니다. AI는 효율을 평준화시키고, 정보도 평준화시킵니다. 콘텐츠도, 디자인도, 분석도 점점 비슷해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누구의 어떤 태도로 그 도구를 쓸 것인가는 AI가 결정해주지 않습니다. 결국 ‘누가’ 이 일을 하고 있는가가 다시 중요해지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도구가 평준화될수록, 그 도구를 다루는 사람과 브랜드의 태도가 차이를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선택의 기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제품(서비스)만 사지 않습니다. 그 제품을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생각으로 만든 건지. 이런 것들이 선택의 기준에 조용히, 아주 강력하게 작용하게 됐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그렇게 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겁니다. 자연스레 시간이 지날 수록 태도가 분명한 브랜드가 유리한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흐름.

기능도, 디자인도, 가격도, 도구도 점점 평준화되는 시대입니다. 그 와중에 카피되기 어렵고, AI가 대신해 줄 수도 없으며, 고객의 새로운 선택 기준에 적확하게 응답할 수 있는 것. 개인적으로 그 교합점이 향후 브랜드들의 올바르고 건강한 태도의 바로미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다져간다’는 말을 기억하세요

오늘도 어디선가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경영자분들이 계실 겁니다. 매일같이 결정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고, 그 결정들 중에는 태도와 직결된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잠시 멈춰 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내 결정이 우리 브랜드의 태도를 어떤 방향으로 다져가고 있는지. 우리는 무엇을 하기로 했고, 무엇을 안 하기로 했는지. 이 결정이 1년, 3년, 10년 누적되면 우리 브랜드는 어떤 인격체가 되어 있을지.

태도는 단 번에 장착되지 않습니다. 매일 다져질 뿐입니다. 그 매일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 그 누구나 따라올 수 없는 단단한 무엇이 되어 우리 브랜드 안에 자리 잡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 다음 시대의 경쟁력이 될 겁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확고부동한 자리를 만들 겁니다. 더 깊고 성숙한 브랜드 인격으로 완성되겠죠. 그렇게 우리 시대에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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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브랜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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