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구루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저서 ‘Market 5.0’을 통해 마케팅 시대를 5가지로 구분하고, 앞으로 기업과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마케팅의 패러다임은 5.0시대에 접어 들었고, 기존의 방식으로는 생존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통적 마케팅이 1.0과 2.0시대를 대변한다면, 콘텐츠 마케팅은 3.0시대과 4.0시대 마케팅 패러다임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리고 5.0시대에 접어 들면서 콘텐츠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죠. 콘텐츠 마케팅은 경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보다 고객을 이해하는데 집중하며, 고객을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의 대상으로 여깁니다. 한마디로 비즈니스의 문법이 완전히 달라진 셈. 해외에서는 일반화되었지만, 국내는 아직 대기업과 중견기업, 비즈니스의 맥락을 아는 스타트업 정도에서만 제대로 실천 중입니다.
만약 마케팅 효율이 나지 않아 고민이라면, 성과는 나오는데 투입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아마 여러분은 고도화된 ‘Market 5.0’ 시대에 전통적 마케팅 방식을 고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아래 10가지 항목을 살펴보세요. 전통적 마케팅과 요즘 시대를 대변하는 콘텐츠 마케팅의 대표적인 차이를 키워드로 정리해드립니다.
전통적 마케팅 vs 콘텐츠 마케팅
1. 경쟁 vs ‘고객’
전통적 마케팅은 경쟁사와의 우위를 점하는데 집중합니다. 눈에 보이는 기능적 가치를 드러내기 바쁘죠. 그래도 불티나듯 팔리던 시대였거든요. 2.0시대에는 포지셔닝이 강조되었는데, 결국 인식 속에서의 우위, 차별화된 인식을 심는 것이 성공의 열쇠였습니다.
반면, 콘텐츠 마케팅은 시장과 경쟁사보다 ‘고객’에 집중합니다.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어디에 사는지, 그들이 가진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 우리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아주 깊숙히 파고 듭니다.
2. 거래 vs ‘관계’
고객은 더이상 거래의 대상이 아닙니다. 관계를 맺고 유지하며 강화해야 할 대상이죠. 전통적 마케팅은 고객을 ‘사는 사람’정도로 여겨왔습니다. 제품만 내놓으면 잘 팔리던 시절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브랜드와 제품, 서비스, 정보가 넘쳐납니다. 그저 잘 만들었다고 해서 주머니를 열지 않는 시대. 잘 만드는 건 기본입니다.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왜 이런 걸 만들었는지, 구매했을 때의 고객이 누리게 될 가치 등 보이지 않는 요소로 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3. 소비 vs ‘자산’
보통 마케팅 자원은 ‘쓰고’ 피드백을 기다리는, 이른바 ROI(Return On Investment) 공식에 입각합니다. 대부분의 광고가 그렇죠. 기성화된 매체, 그러니까 방송사나 신문사, 포털사이트, 소셜미디어, 커뮤니티 사이트 등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는 곳에 비용을 투입해 결과를 기다립니다.(소비 활동)
반대로 콘텐츠 마케팅은 얼마를 투입해 얼마를 얻었느냐의 개념이 아닙니다. 브랜드의 자산을 축적해가는 활동입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가 배포되기에 스스로 지우지 않는 이상 우리의 콘텐츠는 인터넷 세계를 계속 떠돌아 다니게 됩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단순 소비가 아니라 ‘브랜드 자산을 쌓아가는 과정’
4. 일방향 vs ‘쌍방향’
전통적 마케팅 시대의 광고(콘텐츠) 커뮤니케이션은 제품과 서비스의 기능적 요소와 소식을 전달하기만 해도 충분했습니다. 이른바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즉 일방적인 메시지로도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
이렇게 일방적 메시지로 도배된 콘텐츠로는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 수 없습니다. 고객의 마음을 열고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 우리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그들의 문제를 찾아 솔루션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래서 콘텐츠 마케팅에서는 타겟 오디언스를 파악하고 그들의 기호를 이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5. 광고 vs ‘정보’
‘시간이 돈이다’라는 말 들어보셨죠. 딱 요즘 시대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유튜브를 보면 ‘트루뷰(True view)’라는 광고가 있는데, 5초가 지나면 ‘광고 건너뛰기’를 통해 광고 시청 여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꺼이 내 시간을 투자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시청자가 스스로 판단하는 시대.
콘텐츠 마케팅 시대의 모든 콘텐츠(광고 포함)는 고객이 시간내어 소비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유의미한 무언갈 제공해야 한다는 뜻. 자화자찬식의 광고가 외면받는 이유이기도, 광고 비용은 쏟아 붓는데 효과가 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6. 혼잣말 vs ‘대화’
마찬가지입니다. 전통적 마케팅의 접근 방식이 자화자찬의 자랑 나열에 불과했다면, 콘텐츠 마케팅은 고객과의 연결, 관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소통과 대화의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브랜드 인지와 각인이 목적이라면 콘텐츠를 오랜시간 소비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우리의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고 고객의 다음 움직임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상품 판매가 목적인 콘텐츠라면 쉽게 묻고 빠르게 답변 받을 수 있는 창구와의 연결이 매우 중요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소통과 대화로 ‘관계’를 형성해 가는 활동
7. 고위험 vs ‘저위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죠. 마케팅도 다르지 않습니다. 전통적 마케팅은 ‘소비’되는 개념이기에 리턴의 양과 질이 낮아질 수록 브랜드는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극단적인 예시지만, 상황에 따라 100원을 투입해 0원의 성과를 내기도 하죠.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콘텐츠 마케팅은 자산을 ‘축적’하는 개념입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특성상 활동 자체만으로 소정의 성과가 쌓여갑니다. 나아가 특정 캠페인이나 프로모션을 가미한다면 기존 두터운 고객 풀을 통해 안정적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나 경험상 실패의 리스크가 비교적 낮은 게 사실.
이렇듯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다 해도, 작은 성과가 쌓여 큰 성과로 귀결된다는 점이 콘텐츠 마케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8. 고객을 쫓는 vs ‘고객이 찾아오는’
제품과 포지셔닝 중심의 전통적 마케팅은 결국 우리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것이며, 어떻게 인식하게 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정보가 부족했던 시기에는 그 정도만으로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정보는 넘쳐나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창업 문턱이 낮아지면서 공급 과잉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죠. 기업은 어떻게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며, 실제로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이런 공급 과잉 시장에서 고객이 먼저 찾아 오게 만드는 유일한 방식입니다. 비즈니스의 체질 자체를 고객과의 탄탄한 유대관계로 다져왔기에 신제품이 출시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알릴 때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 관계 강화는 1회성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키며 안정적 비즈니스 성장의 토대가 마련되죠.
공급 과잉 시대, 고객이 줄서서 기다리는 브랜드 만들기
9. 짧은 유통기한 vs ‘긴 유통기한’
전통적 마케팅(Paid media 중심)은 기성화된 매체에 돈을 지불하고 공간과 시간을 빌려 쓰는 성격이 짙었습니다. 때문에 공간이 변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소멸되어 버리죠. 말 그대로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으며 콘텐츠 마케팅에 비하며 매우 짧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콘텐츠 마케팅(Owned media 중심)은 콘텐츠 생산자(브랜드)가 삭제하지 않는 이상 인터넷에 계속 남게 됩니다. 유통기한이 없다고 봐도 무리가 없죠. 흔히 ‘롱테일 효과(Long tail)’라 부릅니다. 정기적으로 배포된 콘텐츠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상에 남아 누적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력한 롱테일 효과를 불러오게 됩니다.
10. 분석 불가능 vs ‘분석 가능’
전통적 마케팅은 누군가가(일반적으로 기성 매체) 제공하는 데이터에 의존해 광고와 마케팅 성과를 예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세대를 거듭할 수록 그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는 예측과 실제 성과와의 괴리를 낳았고, 기업과 매체와의 거리는 조금씩 멀어졌습니다. 실제 기업에서 방송사와 언론사에 지불하던 광고비를 감소시켰다는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죠.
콘텐츠 마케팅은 주로 고유 매체, 특히 온라인 기반의 브랜드 미디어를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직접 운영하는 미디어이기에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확보된 데이터는 분석을 통해 효율 높은 다음 플랜의 초석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 도구들을 활용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고객의 정보와 시장의 정보도 비교적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콘텐츠 마케팅 플랜에 적용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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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브랜코스, 마케터 박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