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마케팅 전략, 패턴 6가지

이 글의 순서

에르메스 백과 그냥 가방. 둘 다 물건을 담는, 기능적으로 보면 같은 가방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소재가 다릅니다. 만드는 과정도 다르고요. 무엇보다 그 가방을 들고 있을 때 느끼는 기분, 남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다릅니다. 다르고 다르고 또 다르죠.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가방이라는 기능을 넘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다릅니다.

그럼 그 가치를 가르는 척도는 무엇일까요? 장인정신? 오랜 시간? 차별화된 소재? 알기만 하면 나도 명품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우선 명품 브랜드들이 지닌 특성, 패턴부터 살펴보시죠.

패턴 1. 가격표 뒤에 숨은 ‘이것’

우리는 왜 명품이 비싸다고 생각할까요? 아마도 “품질이 좋으니까”, “브랜드니까”라고 생각하실텐데요.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또 아닙니다. 가만히 보면 그들은 좋은 품질을 그에 상응하는 가격에 팔고 있지 않습니다.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팝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제품의 품질이 아니라, 제품의 ‘이야기’를 팔고 있고 그 이야기를 ‘고객에게 투영’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롤렉스를 예로 들어 볼게요. 롤렉스는 ‘성공한 나’를 팝니다. 롤렉스 시계를 찬 순간의 자부심, 성취감, 인정받는 기분까지 함께 팝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시간을 보려고 롤렉스를 사지 않습니다.

이런 접근을 가치 기반 가격 책정이라고 부릅니다. 가치 기반 가격 책정에는 품질, 전통, 독점성이라는 3가지 요소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루이비통 역시 그냥 가방이 아니라 ‘예술 작품이자 지위의 상징’을 판매하는 것처럼, 작은 브랜드도 제품에 담긴 스토리와 장인정신, 그리고 고유한 가치를 부각시켜야 합니다.

곳곳에서 ‘가치 기반 가격 정책’을 실현 중인 에르메스

패턴 2. ‘희소성’이라는 마법

에르메스 버킨백을 사려면 기다려야 합니다. 돈이 있어도 바로 살 수 없어요. 이상하지 않나요? 판매자 입장에서는 많이 팔수록 좋을 텐데 말입니다.

여기에 명품 마케팅의 핵심이 숨어 있습니다. ‘쉽게 가질 수 없다’는 인식이 오히려 더 갖고 싶게 만드는 심리. 이걸 희소성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구찌와 노스페이스의 협업이 웹사이트를 마비시킬 정도의 관심을 끌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작은 브랜드도 이런 희소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거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예약제 상담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가능합니다. 펠라(pela)라는 브랜드가 생분해성 소재로 만든 폰케이스를 판매하며 프리미엄 포지셔닝에 성공한 사례도 있죠.

다만 희소성은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겨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말 수작업으로 만들어서 하루에 몇 개밖에 생산할 수 없다거나, 특별한 기술이나 소재를 사용해서 대량생산이 어렵다거나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폰 케이스 브랜드 ‘펠라’의 회사 소개 일부 (바로가기)

패턴 3. ‘정체성’ 연결고리

차별화는 보이는 기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의미, 가치에서 솟아납니다. 테슬라 전기차가 비싼 이유는 단순히 전기로 달리기 때문이 아닙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나, 혁신적인 기술을 선택하는 나, 미래를 먼저 경험하는 나라는 정체성을 함께 판매하고 있거든요.

스타벅스에서 주문할 때 비퍼를 쓰지 않고 이름을 부르는 이유도 생각해보세요. 단순한 서비스 방식의 차이가 아닙니다. ‘당신은 특별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랜드 철학의 실천입니다.

맞춤화 서비스는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예티가 개인 맞춤형 텀블러와 물병에 추가 요금을 받으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은 것처럼, 개인화된 경험과 서비스는 고객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맞춤화가 단순히 이름을 새기거나 색깔을 바꾸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 진정으로 그 사람만을 위한, 그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경험이어야 합니다.

패턴 4.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정성’

더바디샵은 “우리는 생각하는 게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윤리적 소비와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거죠.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원료 사용 등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실천합니다. 결과적으로 소비가 단순히 개인의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죠.

파타고니아는 더 극단적입니다. “우리는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사업합니다”라는 미션을 외치며, 심지어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까지 했습니다. 과소비를 경계하고 지속가능한 소비를 장려하는 파격적인 접근이었죠.

브랜드의 뾰족한 메시지는 가격의 정당성을 만들어내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왜 이 가격인지, 왜 이 브랜드여야 하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공하니까요. 다만 이런 스토리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가격 자체가 브랜드 스토리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높은 가격이 품질과 장인정신에 대한 투자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정말 그 가격만큼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패턴 5.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가치

또 한가지 알아야 할 사실은 명품 브랜드들은 ‘디테일’에 목숨을 건다(?)는 점입니다. 명품이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브랜드에서는 VIP 라운지는 기본이고 개인 상담사와 커스텀 애프터 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제품을 산 후에도 계속되는 특별한 경험이 높은 가격을 정당화시키는 거죠. 구매 전부터 구매 후까지,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합니다.

스타트업과 작은 브랜드도 충분히 이런 독점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약제 쇼룸을 운영하거나, 트렁크 쇼나 팝업 스토어를 통해 특별한 공간에서의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핵심은 고객이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소중한 존재 ‘자체’로 느껴지도록, 존엄한 존재로 느껴지게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팁을 드리자면, 심리적 가격 책정 기법을 활용하라는 겁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199달러 대신 200달러처럼 반올림된 가격을 사용해 세련됨과 안정감을 연출합니다. 무조건 저렴하게, 장벽을 낮춘다는 생각으로 앞자리 수를 내리기 보다, 이런 전략적 결정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할 수도 있겠습니다.

패턴 6. 요즘 뜨는 새로운 프리미엄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는 단순히 브랜드가, 제품이나 서비스가 ‘명품’이라고만 해서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환경친화적인지, 개인의 가치관과 맞는지, 진정성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봅니다. 2025년 현재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들은 환경친화성과 개인화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지속가능성’도 프리미엄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더 비싸더라도 지구를 생각하는 선택, 공정한 거래를 통한 제품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와의 협업도 비용 효율적이면서 타겟 고객에게 신뢰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72%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바른 인플루언서 선택과 협업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but. 우리가 피해야 할 함정들

가끔 이런 분들을 만납니다. “그럼 우리도 가격을 두 배로 올려볼까요?” 글쎄요. 명품 전략은 단순히 가격표의 숫자를 바꾸는 게 아니거든요. 가격을 올리기 전에 물어보세요. ‘고객이 이 가격을 지불할 이유가 있는가?’ 그 이유를 만들지 않고 가격만 올리면, 고객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 조심해야 할 건 일관성입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전 세계적으로 일관된 가격 정책을 유지하여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것처럼, 작은 브랜드도 채널과 지역에 관계없이 일관된 가격 정책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건 브랜드의 투명성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대상이 누구인지도 명확히 정의하세요.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가격보다는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고객들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한 발 떨어져, 전체를 조망하는 소양을 갖길.

Q. 대기업이니까 가능한 일이겠지?

제가 패션/의류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들의 패턴이나 사례를 이야기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브랜드가 이미 커졌으니까 가능한 전략 아닌가요?’

인간적으로 에르메스나 루이비통처럼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거 하난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들도 처음엔 작은 브랜드였다는 것을.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닙니다. 접근 방식이에요. 테슬라가 자동차 업계에 처음 등장했을 때도 작은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애플도 차고에서 시작했고요. 너무 유명한 일화들이라 설명은 줄이겠습니다. 확실한 건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브랜드의 규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했기 때문이었죠.

실제로 요즘 분위기는 작은 브랜드들에게 더 유리한 면도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생성형 AI를 통해 직접 고객과 소통할 수 있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고객의 니즈에 즉시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대기업들이 부러워하는 민첩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죠.

다만 작은 브랜드는 큰 브랜드와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안됩니다. 작은 브랜드만의 장점을 살려야 합니다. 창업자의 개인적인 스토리, 고객과의 밀착된 관계, 유연한 맞춤 서비스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데요. 이건 상황마다 달라서 조금은 심도 있는 분석, 대화가 필요합니다.

💊 생각하고 실천해 보세요.

결국 같은 물건을 명품처럼 팔기 위해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인식과 감정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고객이 진정으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경험과 의미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죠.

명품 브랜드들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신뢰와 가치를 하루아침에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도구들과 진정성 있는 접근을 통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가격이 아니라 ‘가치’로 유대를 만들어 가는 브랜드. 그런 브랜드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품이 아닌 경험과 스토리를 판매하고, 희소성과 독점성으로 특별함을 연출하며,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가치를 전달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진정성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하는 것.

늘 이야기하지만 마케팅에 정답은 없지만, 정도는 있습니다. 빠른 길보다 바른 길, 정답이 아닌 정도를 추구하는 사업이 고객의 마음과 연결되기 쉽다는 사실을 더 많은 분들이 이해하길 바랍니다. 오늘 이 글도 그래서 쓴 글이에요.


🔖 관련 정보

좋은 제품이 고객에게 외면받는 이유

브랜드 소개 엄청 쉽게 쓰는 방법

마케팅이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

Making brands more human.

브랜드로 가는 길을 안내합니다. 

brand marketing firm 브랜코스.

브랜키트-심볼_2

컴팩트 브랜드 마케팅 솔루션

브랜키드(BranKit)

브랜드 메시지 개발부터 로고 디자인, 명함 제작, 미디어&콘텐츠 실무까지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보통 브랜드를 위한 컴팩트 브랜딩 솔루션, ‘브랜키트’ 출시

브랜코스_심벌(오렌지)_1000

브랜코스(BRANCOS)

브랜코스는 2015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중소기업, 스타트업 환경에 맞는

다양한 브랜드&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브랜키트-심볼_2

컴팩트 브랜드 마케팅 솔루션

브랜키드(BranKit) 런칭

브랜드 메시지 개발부터 로고 디자인,
명함 제작, 미디어&콘텐츠 실무까지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보통 브랜드를 위한
컴팩트 솔루션, ‘브랜키트’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