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케팅이 싫다는 사람이 마케팅 회사의 대표입니다. 처음엔 의아했지만, 함께 일하다 보니 그 ‘싫음’이 오히려 더 좋은 마케팅의 출발점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마케팅을 가장 경계하는 사람이 왜 가장 단단한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채용공고 하나에 마음을 뺏겼다
저는 곧 7년 차를 바라보는 마케터입니다.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이런저런 캠페인도 해봤고, 숫자에 쫓겨본 경험도 충분히 있었죠. 월간 전환율, ROAS, 주간 유입 수. 마케팅이 숫자 게임이라는 걸 몸으로 익힌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브랜코스의 채용공고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어요.

마케터한테 숫자 얘기하지 말라는 회사가 있다고요?
지원하면서도 반신반의했어요. 이렇게 이상을 좇는 회사가 있다니! 막상 들어가면 다를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입사했죠. 그런데 이 회사는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의 중심엔, 마케팅이 싫다고 말하는 대표님이 있었어요.
사실, 대표님이 싫어하는 건 마케팅이 아니라?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좀 웃겼어요. 마케팅 회사 대표가 마케팅이 싫다니.

대표님은 마케팅이 싫다고 하셨어-🎵 (feat.지오디 – 어머님께)
가만히 관찰해보니, 대표님이 싫어하는 건 마케팅 자체가 아니었어요. 없는 가치를 있는 것처럼 포장하거나, 사람의 심리를 건드려 억지로 행동을 끌어내는 방식들. 그런 인위적인 것들이 싫은 거였죠.
옆에서 지켜본 대표님은 은근히 자연을 좋아하는 분이었습니다.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하고, 작업물에서도 그 감각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 감각이 마케팅 관점에서는 이렇게 번역돼요.
브랜드의 말은 결국 사람이 사람에게 건네는 언어다.
마케팅을 커뮤니케이션으로 보는 시선이에요. 팔기 위한 말이 아니라, 전하기 위한 말. 그 차이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꿉니다.
꼼수엔 유효기간이 있다
마케터라면 누구나 단기간에 수치를 올리는 방법들을 이미 알고 있거나 들어봤을 겁니다. 특정 키워드에 어뷰징을 걸어 순위를 올리거나, 광고비를 쏟아부어 상위에 띄우는 방식들. 유혹은 항상 있어요. 당장 숫자가 올라가는 게 눈에 보이니까요.
그러나 꼼수엔 유효기간이 있어요.

한 번 광고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광고비가 매출에 직결되니, 끄는 순간이 무서워지죠. 콘텐츠를 누적할 시간과 예산은 점점 사라지고, 광고 의존도는 점점 깊어집니다. 광고를 끄면 매출이 끊기는 구조. 많은 브랜드가 이 굴레 안에서 매달 같은 질문을 반복합니다.
“이번 달 광고비, 얼마나 써야 할까요?”
여기에 외부 변수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 불안해져요. 최근 네이버 통합검색 알고리즘이 크게 바뀌었고,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EO(Answer Engine Optimization)와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ChatGPT나 퍼플렉시티에 질문하면, AI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와 일관된 맥락을 가진 브랜드를 ‘답’으로 선택합니다. 꼼수로 쌓은 노출은 이 기준 앞에서 힘을 잃어요.
외부 환경이 바뀔 때마다 함께 흔들리는 브랜드와, 그 변화에서 오히려 더 눈에 띄는 브랜드. 그 차이는 어디서 올까요.
광고 없이 고객을 세 배 늘린 병원
실제로 브랜코스가 약 1년간 함께한 의료 분야 고객사 이야기예요.

이 고객사는 메타 광고도, 구글 광고도, 네이버 GFA도 돌리지 않았어요. 인플루언서 협찬도, 보도자료 배포도 없었고요. 광고비를 1원도 쓰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1년 만에 이런 결과가 나왔어요.
- 네이버 플레이스 방문자 약 250% 증가
- 예약 페이지 방문량 약 400% 증가
- 신규 고객 문의 약 3배 증가
비결은 심플했습니다. 자기 분야에 대한 진정성 있는 경험을, 꾸미지 않고, 꾸준하게 콘텐츠로 만들어 배포한 것. 블로그, 전문 칼럼, 유튜브, 비주얼 콘텐츠까지. 고객이 검색하는 질문에 정확하고 깊이 있게 답하는 콘텐츠를 쌓아온 거예요.
사람들은 네이버에 검색하고, 구글에 검색하고, 요즘은 ChatGPT나 클로드에도 묻습니다. 그 결과에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이 있는 브랜드. 그게 이 고객사였어요. 어느새 마음의 장벽은 허물어지고, 신뢰가 쌓이고, 고객이 됐습니다.
물론 이 결과가 하루아침에 나온 건 아니에요. 준비 기간까지 합쳐 1년에 달하는 시간이 쌓였습니다. 잠잠한 구간이 있었고, 그 구간을 버텨낸 덕분에 지금이 있어요. 최근 네이버 알고리즘 개편에도 흔들리지 않은 것도 그 덕분입니다. 오히려 더 성장했고요.
광고는 성과를 빌려 오는 일이고, 콘텐츠는 성과를 쌓아가는 일입니다. 빌린 것은 언젠가 돌려줘야 하고, 결국 스스로 쌓은 것만 남게 되죠.마케터 박용성
그래서 브랜코스가 하는 마케팅은
이렇게 눈에 보이는 숫자와 결과, 그 외에도 기억에 남는 건 그 과정에서 들었던 말들이에요.
브랜코스를 찾아온 어느 고객사 대표님 얘긴데요. 어떤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을 계속 눈여겨 보고 있었대요.(Owned, Shared media/content) 어쩜 저렇게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콘텐츠를 일관되게 만들지? 싶어서 수소문 끝에 브랜코스를 찾아오셨죠. 그렇게 함께 협업이 시작됐고, 한, 두 달이 지날 무렵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게 제가, 저희가 딱 하고 싶었던 거에요.”

짧은 말인데 꽤 오래 남았어요. 브랜코스가 하는 일의 본질이 그 한 마디에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전략을 짜고, 콘텐츠를 만들고, 채널을 운영하는 건 수단이에요. 목적은 그 브랜드의 메시지를 제대로 꺼내주는 것.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브랜드가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 정작 드러내야 할 부분을 제대로 못 꺼내고 있습니다. 숫자를 만들기 위한 말, 알고리즘에게 간택(?)을 받기 위한 말, 경쟁사를 의식한 말.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브랜드의 목소리가 사라져요.
그래서 브랜코스는 늘 전략부터 시작합니다. 이 브랜드가 어디서 왔고, 무엇을 믿고, 누구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하는지를 먼저 잡아야 해요. 그게 없으면 아무리 잘 만든 콘텐츠도 결국 방향 없는 소음이 되거든요.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꺼낼 수 있어야, 그다음 것들이 의미를 가집니다. 그게 브랜코스가 마케팅을 대하는 방식이에요.
마케팅이 싫다는 말의 진짜 의미
함께 일한 시간이 흐르니 이제는 이해해요.
대표님이 싫다고 한 건 마케팅이 아니었어요.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인위적인 것들이었죠. 없는 걸 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심리를 건드려 억지로 행동을 끌어내는 방식들. 그게 싫었던 거예요.
진짜 마케팅은 브랜드의 진짜 가치를 사람(고객)의 언어로 전달하는 일이에요. 없는 걸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있는 걸 제대로 꺼내는 일. 전문성과 진정성, 일관성. 이 세 단어는 마케팅의 미덕이기 이전에,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자산의 조건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마케팅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가장 좋은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하고 있는 마케팅 방향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면, 혹은 광고를 끄는 순간이 무서워졌다면. 그 고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written by 마케터 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