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늦은 오후, 오랜만에 동네 작은 단골 카페에 갔어요. 그런데, 세상에나! 앉을 자리가 하나도 없어서 겨우겨우 구석 한 켠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대형프랜차이즈 카페부터 직접 로스팅하는 개인 카페까지 정말 카페가 많거든요? 근데 왜 이 카페에만 사람이 이렇게나 많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그 자리에서 나온 결론은 바로 이거.
“다 될놈될이다.”
근데 잠깐.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결론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워요. ‘될놈될’이라는 말은 사실 어떻게 해도 잘 될 사람은 잘 된다는 뜻이잖아요.
그런데 있잖아요. 우리도 될놈될이 될 수 있어요. 단, 브랜코스가 늘 강조하는 이 마케팅 원칙만 지속할 수 있다면요.

마케팅은 광고가 아니에요
먼저, 오해 하나를 짚고 가야 해요.
많은 분들이 마케팅을 광고와 같은 말로 생각해요. 엄밀히 말하자면 광고와 마케팅은 달라요. 광고는 마케팅의 일부인데요. 이미 잘 설계된 비즈니스 구조 안으로 고객을 처음 끌어들이는 역할을 해요. 일종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셈.
마케팅은 그 앞단의 이야기까지 아울러요. 우리가 어떤 가치를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그 고객을 어떻게 충성 고객으로 만들어갈 것인지까지. 시장(Market)에서 일어나는 전체의 흐름(ing)을 관제하는 일이죠. 그래서 마케팅은 시작도 고객, 마무리도 고객이 되어야 해요.
광고에 돈을 쏟아붓는데 성과가 안 나온다면, 대부분 이 마케팅 설계 자체가 부실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어떤 채널에서 어떤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 그 고객이 우리에게 들어와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이 그림이 없으면 광고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거예요. 그리고 그 그림이 바로 ‘될놈될’을 만드는 뿌리가 된답니다. 아래 그 뿌리를 만드는 5가지 불변의 법칙을 정리해드려요.
될놈될 법칙 1. 마케팅은 사람을 이해하는 일
그렇다면 마케팅은 어디서 시작할까요?
바로, 사람이에요.
예전엔 ’30대 남성, 서울 거주’ 같은 인구통계학적 분류로 고객을 나눴어요. 하지만 이 방식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내기 어려워요.
우리는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양한 내면을 가지고 살아가거든요.
그래서 진짜 마케팅을 잘하고 싶다면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읽는 데서 시작해야 해요. 그 사람이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생각해야 하죠.
이렇게 고객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을 때, 전달하는 메시지부터 상품의 방향까지 훨씬 많은 것들이 달라진답니다.
그래서 마케터는 사람을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해요.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 좋은 마케팅이 시작되죠. 제 단골 카페에 사람이 몰린 이유도 사실 여기에 있을 거예요. 그 카페 사장님은 아마 손님 한 명 한 명을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아마도가 아니라 카페에 갈 때마다 실제로 느끼는 부분이에요.
🔗 관련 글 : 마케팅이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

될놈될 법칙 2. 관심보다 신뢰
마케팅을 시작하면 많은 분들이 일단 ‘관심을 끄는 것’에 집중해요. 바이럴이 터지면 좋겠고, 팔로워가 늘면 좋겠고, 조회수가 오르면 좋겠고. 근데 관심은 순간적이에요. 오늘의 화제가 내일이면 잊혀지는 세상이거든요.
관심 끌기와 신뢰 쌓기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실은 달라요. 관심은 화려하고 순간적인 반면, 신뢰는 반드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에요.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는 강력한 자산이에요. 신뢰받는 브랜드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리를 확보할 수 있어요.
신뢰가 있다면 위기가 왔을 때도 고객이 쉽게 돌아서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뢰받는 브랜드는 광고가 없어도 입소문이 곧 광고가 돼요.
진정한 성장을 원한다면 ‘관심받는 브랜드’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의 전환을 고민하세요.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계에 힘을 쏟는 브랜드는 결국 살아남을 거예요.
🔗 관련 글 : 브랜드 신뢰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
될놈될 법칙 3. 진정성은 말이 아니라 행동
신뢰를 쌓는 데 핵심이 되는 건 진정성이에요. 그런데 진정성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뭔가를 ‘선언’하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미션 선언문을 멋있게 쓰거나, 캠페인 슬로건을 잘 만들어야 할 것 같은.
근데 그렇지 않아요. 브랜드의 진정성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전해지거든요.
환경을 외치면서 플라스틱 포장을 쓰는 브랜드. 고객을 가족처럼 모신다고 해놓고 환불 요청에 냉랭하게 대응하는 브랜드. 우리는 그 괴리를 금방 알아채요. 사람들은 더 이상 말만 앞세우는 브랜드에 속지 않습니다.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먼저 이 질문 앞에서 정직해야 해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 사업을 하고 있는가?”
“우리가 정말 잘하는 일은 무엇인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은 무엇인가?”
자기만의 행동 기준이 분명한 브랜드만이 이 질문에 진지하게 답할 수 있어요.
🔗 관련 글 : 브랜드 진정성에 대한 소소한 의견

될놈될 법칙 4. 브랜드에게도 필요한 태도
브랜드는 로고가 아니에요. 슬로건도, 매출 숫자도 아니에요. 브랜드는 사람이 만든 유기체, 인격체에 가까워요.
그래서 브랜드에는 사람처럼 말투가 있어요. 어떤 단어를 쓰고 어떤 단어를 안 쓰는지도 정해져 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무엇을 중요하게 보고 무엇을 그냥 지나치는지도 매일 결정하죠.
이 태도는 거창한 선언에서 만들어지지 않아요. 매일의 작은 결정들에서 만들어져요.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 클레임에 어떻게 응대할 것인가. 직원에게 어떤 식으로 말할 것인가. 이 모든 의사 결정이 브랜드의 결정이 쌓여 브랜드 고유의 태도가 완성되죠.
그리고 좋은 태도는 무엇을 하는가보다 무엇을 안 하는가에서 더 잘 드러나요. 어떤 트렌드를 안 좇을 것인지, 어떤 거래를 거절할 것인지. 이 ‘안 할 것’의 목록이 분명한 브랜드일수록 태도가 단단해집니다. 그 야무진 거절이 쌓여야 브랜드의 진짜 태도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 관련 글 : 브랜드가 좋은 태도를 장착하는 방법
될놈될 법칙 5. 신뢰의 반복으로 만들어지는 역사
신뢰는 사골 국물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깊어져요.
한 번의 멋진 캠페인보다 작은 약속을 여러 번 지키는 모습이 훨씬 효과적인 것처럼요. 이런 경험이 레이어처럼 쌓이면 역사가 돼요. 이 때부 고객과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견고한 관계로 진화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이 신뢰 쌓기에 효과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좋은 콘텐츠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궁금증을 해소해주거든요. 유용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세요.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가치관과 철학을 함께 전달할 수 있어요.
경험이 레이어처럼 쌓일수록 고객은 자연스럽게 그 브랜드를 신뢰하게 됩니다.

결국 ‘될놈될’의 진짜 의미
다시 그 단골 카페 이야기로 돌아와볼게요.
그 카페는 왜 늘 사람이 많을까요? 아마 광고를 크게 했거나 바이럴이 터졌기 때문은 아닐 거예요. 사장님이 손님을 사람으로 대했을 거예요. 매번 같은 태도로 커피를 만들었을 거예요. 작은 약속들을 반복해서 지켜왔을 거예요. 그렇게 쌓인 신뢰가 사람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거예요.
그러니까 ‘될놈될’은 타고난 운이 아니에요. 잘되는 브랜드에는 이유가 있어요. 사람을 이해하고, 신뢰를 쌓고, 진정성 있게 행동하고, 태도를 다져온 결과예요. 그리고 그 과정이 쌓이면, 어느 순간 정말로 ‘될놈’처럼 보이게 되는 거예요.
마케팅에는 분명히 원칙이 있어요. 그 원칙이란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대하는 일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에요. 요란하지 않아도 돼요. 화려하지 않아도 돼요. 다만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도 될놈될이 될 수 있어요. 될놈될은 결국, 매일의 작은 태도가 만들어내는 결과니까요.
written by 마케터 김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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